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최근 블로그에 올린 사진 한 장이 화제가 됐다. 그는 유리용기에 코를 대고 있는 사진을 올리고 “화장실 악취가 나야 할 용기에서 꽃 향기가 났다”고 밝혔다.
빌 게이츠가 냄새를 맡은 곳은 스위스의 세계적인 향수 제조사 피미니시다. 이 회사는 지난 19일 ‘세계 화장실의 날’을 맞아 저개발국가의 화장실 악취를 없앨 수 있는 신기술을 공개했다. 이 기술은 빌 게이츠 재단의 지원을 받아 개발됐다. 빌 게이츠는 화장실 냄새를 없애면 저개발국가의 전염병 사망자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세계 인구 중 25억명이 화장실이 없어 야외에서 볼 일을 본다. 이로 인해 물이 오염되고 콜레라 같은 전염병이 번져, 해마다 5세 이하 어린이 80만명이 생명을 잃는다.
빌 게이츠 재단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2005년부터 저개발국가의 화장실을 개선하는 프로그램에 1조원 가까운 돈을 투자했다. 하지만 저개발국가에 새로 지은 화장실은 땅에 구덩이만 파놓은 형태로 악취가 너무 심해 사람들이 외면하기 일쑤였다. 빌 게이츠는 악취를 없애면 화장실 활용도를 높여 수질 오염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빌 게이츠가 블로그에서 밝힌 화장실 악취 제거의 원리는 이렇다. 대.소변에는 200가지가 넘는 화학물질이 들어 있다. 피미니시 연구진은 이 중 인돌, 부티르산 등 4가지가 악취의 원인임을 밝혀냈다. 연구진은 이 물질들이 코의 후각 수용체에 결합하지 못하도록 하고 악취 분자가 결합해야 할 자리에 꽃향기 분자가 대신 달라붙도록 했다.
빌 게이츠는 블로그에서 “이번 연구는 세상을 좀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성공의 향기”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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