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어선의 \'충돌 공격\' 예상 못 해
중국 어선 40여척이 서해 배타적경제수역(EEZ)을 7.2㎞ 침범해 인천 소청도 남서쪽 76㎞ 해상에 무리지어 있는 것이 해경 레이더에 포착됐다. 인천해경서는 인근을 순찰 중이던 경비함 1002함과 3005함에 단속 지시를 내렸다. 두 경비함은 고속단정 2척씩을 현장에 급파했다. 중국 어선들은 정선 명령에 불응하고 지그재그로 항해하며 도망쳤다.
철수 명령을 받고 복귀하던 3005함 소속 고속단정 2척은 중국 어선들이 버리고 간 어망을 제거하기 시작했다. 조 경위는 \"중국 어선들은 도망갈 때 어망에 부유물을 달아 버린 뒤 그걸 표지로 삼아 다시 돌아와 불법 조업을 한다. 그걸 막으려고 어망을 해체하려고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모습을 본 중국 어선들이 어망을 되찾으려고 다시 들이닥쳤다. 100t급 어선 40여척이 4.5t급 고속단정 2척을 포위했고, 중국 어선 두 척이 고속단정 1호를 연속으로 들이받았다. 조 경위는 바다에 뛰어들었다. 그는 고속단정 2호에 구조됐다. 2호는 중국 어선에 타고 있던 1호 대원 8명도 구출했다. 고속단정 2호는 계속 중국 어선들의 위협을 받자 40㎜ 다목적 발사기, K1 소총, K5 권총 수십 발을 공중과 선체에 발사하고 사건 현장에서 10~12㎞ 떨어진 3005함으로 철수했다. 한국 해경의 배를 조직적으로 공격해 침몰시킨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중국어선 \'해적\' 수준… 매일 100여척 불법 조업
해경 고속단정이 중국 어선의 공격으로 침몰했다는 사실은 사건 다음 날 한 언론 보도로 드러났다. 해경은 사건 발생 후 약 31시간이 지난 후에야 보도자료를 냈다. 해경 내부에서는 안전처와 정부 당국 고위층이 이번 사건을 통제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최근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이북 해상 조업권을 중국에 팔아넘기면서 이 지역에서 불법 조업을 하는 중국 어선이 크게 늘어났다. 서해 5도 어민과 시민단체로 이뤄진 \'서해5도 중국 어선 대책위원회\'는 이날 \"해적 수준 세력과 장비를 갖춘 중국 어선들을 고속단정 2척으로 나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200~300명 규모 서해 5도 전담 해양경비안전서가 신설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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