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의 유명 휴양 도시인 마이애미시 일대에서 지카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다.
미국에서 자생 모기를 매개체로 한 지카 감염 사례는 플로리다 남부 윈우드 지역에서만 보고됐으나 마이애미 비치에서도 5건의 지카 감염 사례가 확인되면서 플로리다주 남쪽 지역 주민들이 지카 확산 공포에 떨고 있다.
릭 스콧 플로리다 주지사는 20일(현지시간) 새 감염자 중 2명은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 주민이고, 나머지 3명은 뉴욕, 텍사스, 대만 등에서 온 관광객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플로리다에서 모기에 물려 지카에 감염된 사람이 36명으로 늘어났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윈우드 지역에 이어 마이애미 비치에도 임신부 방문 금지 권고 조치를 내렸다. 미국 보건 당국은 임신부와 성관계 파트너는 마이애미시 일대를 방문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플로리다 지역에서 임신부들은 바깥 출입을 스스로 자제하는 ‘자진 감금’ 상태에 들어갔다. 지카는 현재 미국과 함께 미국령인 푸에르토리코, 브라질 등 남미 지역과 카리브 해안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다.
스콧 주지사는 주 보건국에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 내 호텔, 식당, 관광 명소 등에서 집중적으로 모기 방역 작업을 하라고 지시했다.
문제는 플로리다주 남부 지역의 지카 바이러스 감염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지카 감염 사례가 드러나면 그 이전에 이미 바이러스가 확산됐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지카는 ‘이집트숲모기’와 ‘흰줄숲모기’에 의해 감염되고, 1차 감염자와의 성관계를 통해 2차 감염이 이뤄진다. 지카 바이러스는 3∼10일이 지나면 대체로 증상이 사라지기 때문에 감염자들이 방역 당국에 제대로 신고를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미 지역을 방문했다가 지카 감염 상태로 미국으로 돌아온 사람도 1∼2주 사이에 증상이 자동으로 사라진다. 지카에 감염됐다가 회복한 사람은 지카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고, 제3자에게도 전염시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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