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드웨이에서 흥행몰이 중인 뮤지컬 \'해밀턴\'이 미 대선판에 상륙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주자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해밀턴 마케팅\'으로 돈과 표심 모으기에 나섰다.
클린턴 캠프는 오는 12일 브로드웨이에서 클린턴 후원금 모금을 위한 해밀턴 특별 관람을 실시한다. \'힐러리 승리 기금\'이 1321석의 좌석 티켓을 모두 구입한 뒤 이를 2700달러에서 최고 10만 달러에 되팔아 차익을 후원금으로 마련하려는 것이다. 10만 달러짜리 이벤트석은 동반 1인이 포함되며, 최고 전망을 제공하고 클린턴과 직접 만나는 기회도 준다.
클린턴 캠프는 홍보 e메일에서 \"기회를 놓치지 말라. 당신을 위해 좌석을 마련해 놨다\"며 e메일 주소를 제공하면 무료 관람 추첨 기회를 얻는다고 유혹했다. \'해밀턴\'의 인기에 기대 지지층을 넓히겠다는 의도다. 1달러 이상 후원하면 추첨 기회가 늘어난다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이를 놓고 인터넷 매체인 데일리콜러가 \'사기성\'이라고 비판했다.
\'해밀턴\' 마케팅엔 오바마 대통령도 가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클린턴 캠프를 통해 지지자들에게 보낸 e메일에서 \"역사에 다가서고 싶다면 공연장에 가서 클린턴과 함께해 달라\"고 독려했다. \'해밀턴\'은 지난달 토니상 시상식 때 11관왕에 오르며 상을 휩쓸었다. 그간 전회 매진은 물론 다음 시즌의 최고 좌석 가격도 849달러에 달한다. 이는 이전 최고 티켓 가격인 \'북 오브 모르몬\'의 477달러의 두 배가량 높다.
\'해밀턴\'은 미국의 초대 재무장관인 알렉산더 해밀턴을 주인공으로 해 건국사를 다뤘다. 클린턴 캠프가 \'해밀턴\'을 선거에 동원한 이유는 이 뮤지컬의 상징성이 클린턴 정책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해밀턴\'은 주요 배역에 히스패닉과 흑인들을 파격 캐스팅했다. 뮤지컬 대본을 썼고 주인공 해밀턴 역을 맡은 린마누엘 미란다는 부모가 푸에르토리코 출신이다. 조지 워싱턴 역과 프랑스 귀족 출신으로 미국 독립전쟁에 참여했던 마르퀴스 드 라파예트 역은 흑인 배우가 맡았다. 해밀턴 전 장관 스스로 카리브해 서인도 제도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성공한 인물이다. \'해밀턴\'은 마이너리티 음악으로 출발했던 힙합과 랩으로 구성해 전통적인 백인 문화와도 차별화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e메일에서 \"\'해밀턴\'은 우리 모두를 위한 이야기이자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라며 \"미국이 그 자체로 다양함을 보여준다\"고 극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3월 해밀턴 출연진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만나기도 했다. 클린턴도 \"이 나라의 영혼과 정신을 위한 싸움을 놀랄 만한 열정으로 담아냈다\"고 칭찬했다. 뉴욕데일리뉴스는 지난달 27일 \"\'해밀턴\'은 이민 친화적 메시지로 유명하다. 반 트럼프 뮤지컬\"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도 \'해밀턴\' 마케팅에 가세했다. 트럼프는 지난달 28일 보호무역을 내건 \'미국 경제 독립\' 정책을 발표하며 \"해밀턴은 미국 제조업을 부양시켜야 한다는 점을 줄곧 밝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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