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전 버지니아 주지사 무죄 판결
연방대법원 \"행정.법적 대가 있어야 성립\"
같은 혐의 전 뉴욕주 상·하원의장 재판 주목
연방대법원이 부패 혐의로 기소된 정치인에게 무죄 판결을 내려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뉴욕주 정치인들의 향후 판결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법원은 27일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 2014년 유죄 판결을 받았던 봅 맥도넬 전 버지니아 주지사의 혐의가 \"공직자로서 부정한 행위로 보기 힘들다\"며 항소법원의 유죄 판결을 뒤집고 무죄 판결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은 공직자의 부정행위에 대한 법리적 해석이어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 주지사를 지낸 맥도넬 전 주지사는 건강 보조식품 사업가로부터 총 17만5000여 달러에 달하는 각종 선물과 여행 상품, 융자 등을 제공받고 그 대가로 각종 미팅을 주선한 혐의를 받았다. 지방법원 배심원단은 그의 행위를 부패로 인정해 유죄 평결을 내렸고, 항소법원은 지방법원의 결정이 합당하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존 로버츠 대법원장은 판결문에서 \"정치인으로서 미팅을 주선하고 다른 공직자에게 (뇌물을 준 사람에 대해) 얘기를 하는 것은 \'공적 행위(Official Act)\'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정치인으로서 주민들을 위한 그 정도 행위는 충분히 할 수 있으며, 공적인 위치를 이용해 행정적 배려 또는 법적 조치 등을 제공해야 부패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이어 \"이 사건은 매우 불쾌한 사건임은 분명하다\"며 \"하지만 고가의 뇌물을 받았다는 정황보다 더 중요한 것은 법적인 테두리 안에서 공직자의 명확한 부정행위 여부를 결정하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뉴욕의 주요 언론들은 이번 판결이 유사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 평결을 받고 실형이 선고된 셸던 실버 전 뉴욕주하원의장과 딘 스켈로스 전 주상원의장의 재판에 파장을 줄 수도 있다며 이날 앞다퉈 보도했다.
수백 만 달러 규모의 뇌물을 받고 공직 지위를 이용해 편의를 봐준 혐의로 기소됐던 실버 전 의장은 지난달 12년형을 선고 받은 상태다. 스켈로스 전 의장 역시 비슷한 혐의에 유죄가 인정돼 5년 실형을 선고받았다. 두 사람 모두 현재 항소 절차를 밟고 있다.
이들을 기소한 프릿 바라라 연방검찰 뉴욕남부지검장은 이날 \"실버와 스켈로스 전 의장의 혐의는 모두 대법원이 규정한 \'공적 행위\'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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