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인성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가 13일 외부의 압박에 굴복해 납세 내역을 서둘러 공개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혔다.
트럼프는 이날 ABC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관련 질문에 \"당신들이 상관할 문제가 아니다. 내가 (나중에) 공개하면 다 알게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나는 세금을 가장 적게 내려고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앞서 지난 10일 AP 통신 인터뷰에서 납세 내역 공개 여부를 묻는 말에 \"별로 새로울 게 없다\"고 일축했다.
특히 국세청의 정기 감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를 들어 11월 대선 이전에 공개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다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감사가 끝나는 대로 공개하겠다고 한 발짝 물러섰다.
트럼프의 세금 문제는 뜨거운 대선 쟁점이 될 전망이다.
공개하지 않고 버틸 경우 그 자체가 논란이 될 수밖에 없고, 반대로 공개 시에도 문제가 될 만한 내용이 나올 수도 있는 탓이다.
트럼프는 4년 전 공화당 대선주자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에게 납세 내역 공개를 촉구하면서 자신이 대선에 출마하면 내역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드러나 이미 \'발언 번복\', \'이중 잣대\' 논란이 벌어지는 상황에 놓여 있다.
세금 내역 의혹과 관련해선 롬니 전 주지사가 지난 2월 \"트럼프의 세금에 \'폭탄\'(bombshell)이 있을 거라고 믿는 타당한 이유가 있다. 그의 재산이 자신이 말한 것에 한참 못 미치거나 내야 할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것일 수 있다\"며 처음 문제를 제기한 데 이어 경선 경쟁자였던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은 \"트럼프가 갱단이나 마피아와 거래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많이 나왔었다\"며 마피아 연루 의혹까지 거론한 상태다.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지난 11일 뉴저지 주(州) 유세에서 \"대선에 출마하면, 특히 후보로 지명되면, 납세내역 공개는 예정된 것이다. 그가 자신의 납세 내역을 왜 공개하기를 원하지 않는지 생각해보라\"며 공세를 예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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