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하. 가는 곳마다 나는 이 인사부터 합니다. 왜냐하면 이 말은 사람들 얼굴에 미소를 짓게 하고 모든 근심이 사라지고 행복으로 시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단상에 오른 툴시 개버드 미 하원의원(34)은 하와이 인사말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지지연설을 시작했다. 샌더스가 모든 여론조사의 예측을 뒤엎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승리한 미시간 경선의 개표 종료를 앞둔 8일 저녁, 플로리다 마이애미에서다.
개버드는 샌더스가 군 최고사령관이 되기에 적절한 ‘군사적 마인드’를 갖고 있다고 보기 때문에 그를 지지한다고 했다.
“군사적 마인드는 여기저기 다니면서 터프해 보이려고 마초처럼 행동하며 다른 나라들에 폭탄을 투하하거나 융단폭격을 하겠다고 위협하는 것이 아니다. 그 정반대다. 신중하고 객관적으로 행동 계획을 검토하고 다른 측은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 충분히 생각해보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공격을 가하기 전에 그 후에 따라오는 것이 무엇일지 충분히 생각해보는 것이다.”
이는 현역군인으로 이라크전에 참전한 경험에 바탕한 결론이다. 개버드는 2005년 하와이 주방위군 소속으로 이라크에 배치돼 의료부대에서 근무한 경험을 털어놓았다.
“나는 거기서 전쟁이 초래하는 엄청난 인간적 비용을 직접 봤다. 그런 경험으로부터 군 최고사령관으로서 건전한 판단력을 갖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다. 언제 우리가 군사력을 사용해야 하는지뿐만 아니라 언제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지도 잘 이해하는 진정한 군사적 마인드를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
그는 힐러리에 대해 “지금 시리아에서 하고 있는 전쟁의 강도를 더 높이고 싶어하고 (아사드 정권의) 레짐체인지를 위한 또다른 불법적 전쟁을 하려고 한다”면서 “우리는 이라크, 리비아에서의 전쟁이 어떻게 됐는지 봤다. 시리아에서도 똑같은 과오를 반복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이어 “이제 선택을 해야 한다. 힐러리 클린턴을 뽑아서 수조 달러와 미국인들의 생명을 이 개입주의적 레짐체인지 정책에 계속 쓸 것인지, 버니 샌더스를 뽑아서 이 소중한 자원을 우리 국가의 재건에 쓸 것인지. 왜냐하면 우리는 동시에 둘 다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개버드의 이날 연설 모습은 흡사 2004년 민주당 전당대회 때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로 지명된 존 케리 지지연설을 한 버락 오바마를 연상케 했다. 역시 하와이 출신으로 초선 상원의원으로 무명이었던 오바마는 이 연설로 전국적인 스타로 올라섰고 4년 뒤 대통령이 되는 출발점이 됐다. 개버드는 그 때의 오바마(43세)보다 더 젊은 34세이고 여성이라는 점이 차이다.
미국령 사모아에서 태어나 하와이에서 자란 개버드는 육군 소령 계급을 가진 현역군인 겸 정치인이다. 미국 역사상 최연소인 21세의 나이로 주 하원의원에 당선됐으며 지금은 연방 하원의원이다. 미 의회의 유일한 힌두교도 의원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달 28일 민주당전국위원회(DNC) 부위원장에서 사퇴하고 샌더스 지지를 선언했다. 그는 DNC 내 친 힐러리계 인사들에 맞서 민주당 TV 토론 횟수를 늘리는 것을 포함한 경선 규칙을 샌더스에게 덜 편파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자신의 샌더스 지지 선언을 더 미루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사퇴했다.
개버드는 연방의회의 민주당 현역의원들 대부분이 힐러리를 지지선언한 가운데 몇 안되는 샌더스를 지지선언한 의원이다. 샌더스를 지지선언한 현역 의원은 하원의원 5명뿐이고, 상원의원 중에는 한 명도 없다. 힐러리는 주지사 14명, 상원의원 40명, 하원의원 165명의 지지선언을 확보했다.
(*개버드의 연설은 http://www.c-span.org/video/?406183-101/representative-gabbard-endorsement-sanders-candidacy 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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