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자랄 땐 ‘여성 대통령’은 상상도 못했다. 그러나 이젠 그 때가 됐다.”(50~60대 베이비붐 세대 여성)
“대통령 후보가 단지 (나와 같은) 여자란 이유로 지지해야 한다면 ‘여자여서 안 찍겠다’는 사람과 똑같다.”(20~30대 밀레니엄 세대 여성)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꿈꾸는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놓고 민주당 지지 성향의 여성들 사이에 ‘세대 갈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첫 대선 도전이었던 2008년 민주당 경선에서 여성의 압도적 지지를 얻지 못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패했다. 특히 젊은 여성들이 같은 여성인 클린턴 전 장관을 외면한 것이 결정적 패인이었다. 당시 아이오와 당원대회에서 23세 이하 여성 표의 51%를 오바마 대통령이 가져갔다. ‘66세 이상’ 여성만 클린턴 전 장관에게 가장 많은 표를 줬다.
두 번째 대선 도전인 이번 경선에서도 비슷한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50대 이상의 베이비붐 세대 여성, 그 중에서도 특히 대학 졸업 이상의 고학력 여성들은 “미국의 첫 여성 대통령으로서 힐러리 말고 다른 대안이 있느냐”고 말한다.
하지만 남녀차별을 거의 받지 않고 자라온 20~30대 밀레니엄 세대의 인식은 크게 다르다. 그들은 “힐러리가 아니라도 여성 대통령은 곧 나올 것 같다. 단지 여성이란 이유로 지지하고 싶지 않다. 우리에게 절실한 경제적 불평등 문제의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찍겠다”고 말한다.
정치 전문가들은 “2008년 오바마 대통령이 흑인 유권자들 사이에 폭발시킨 흥분과 감동을, 클린턴 전 장관은 아직 여성 유권자들 사이에서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버드대 정치연구소에 따르면 18~29세 여성의 38%가 클린턴 전 장관을 지지, 샌더스 상원의원 지지율(40%)보다도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