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 당시 미군 흑인 참전용사의 딸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가 성공한 주디 드레이퍼 미주리 주 세인트루이스시 지방법원 판사(60)가 미국 가정에 입양된 혼혈인들의 고향 방문 사업에 앞장서기로 했다.
1959년 미8군 무용수 출신 어머니 여이순 씨(77)와 함께 미국에 와 현재 시카고 총영사관 명예영사로 일하고 있는 드레이퍼 판사는 외교부가 주최하는 세계 명예영사 모국 초청 행사에 미국 대표로 초대돼 ‘어머니의 나라’ 한국을 찾는 것이다.
수만 명으로 추산되는 미국 내 6.25전쟁 혼혈 입양아들의 존재는 그동안 역사 속에 가려져 왔다. 부모에게 버려져 미국으로 입양된 혼혈인들은 미국 사회에서 미국인도 아니고 아시아계 이민자도 아닌 ‘아메이시안’이라는 이름으로 차별을 당하며 자라야 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내 혼혈 입양인들은 스스로 단체를 만들어 정체성을 공유하고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과의 관계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나섰다. ‘미앤드코리아(Me & Korea)’라는 단체가 올해 9월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 시에서 주최한 콘퍼런스에는 미국 전역에서 200여 명의 혼혈 입양인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드레이퍼 판사도 흑인 남편인 조지 드레이퍼 미주리 주 대법관과 함께 이 행사에 참석해 이들의 아픔을 함께 했다.
드레이퍼 판사는 “6.25전쟁 과정에서 태어나고 버려진 미국 내 혼혈 입양인들이 이제 60대에 접어들었으며,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을 방문, 5000년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배우고 이해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