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 첫 등판 볼케스 부친상 모른채 역투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의 미 프로야구(MLB) 캔자스시티 로열스 투수 에딘손 볼케스〈사진〉의 아내 론디 볼케스는 월드시리즈 1차전을 몇 시간 앞두고 시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사실을 알았다. 오랫동안 심장질환을 앓아온 시아버지였다. 이날 남편은 뉴욕 메츠를 상대로 홈구장(카우프만 스타디움)에서 데뷔 첫 월드시리즈 선발 등판이 예정돼 있었다.
아내 볼케스는 남편에게 아버지가 숨진 사실을 알리지 않기로 결심했다. 그는 \"남편이 야구 인생 최고의 순간을 보내게 하고 싶다\"며 \"투구를 마칠 때까지 절대 아버지의 죽음을 알리지 말아달라\"고 로열스 무어 단장에게 전화로 요청했다.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는 월드시리즈 선발 등판 기회를 잡는 것이, 평생 남편을 응원한 시아버지의 뜻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요스트 감독은 뜻을 굽혔다. 볼케스는 아무것도 모른 채 예정대로 마운드에 올랐다. 전국 중계를 맡은 FOX방송사는 이 내용을 알고 있었지만, 구단 요청에 따라 중계 중에도 입을 다물었다. 볼케스는 6이닝 동안 3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막아 선발 역할을 해냈다. 3-3으로 맞선 6회를 마치고 교체된 볼케스는 클럽하우스에서 아내를 만나고서야 아버지의 죽음을 통보받았다.
당시 클럽하우스에 함께 있었던 한 동료는 \"평소 유쾌한 볼케스가 매우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며 \"우리는 그에게 위로를 전하고 포옹했다\"고 전했다. 볼케스는 평소에 \"시즌이 끝나고 모국(도미니카공화국)에서 부모님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인생의 가장 큰 행복\"이라고 하던 선수였다.
중계진도 곧 입을 열었다. 8회에 FOX의 해설자 조벅은 \"지금 방송을 보고 계신 분들께 이제야 알려 드립니다. 로열스의 선발로 등판한 볼케스의 아버지가 경기 직전 심장 질환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라고 했다.
볼케스의 동료들은 전의를 불태웠으며 기적 같은 역전승을 일궜다. 로열스는 5시간9분의 연장 14회 대접전 끝에 메츠를 5대4로 물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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