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한국에서는 이른바 ‘염전노예’ 사건으로 전국이 발칵 뒤집어진 적이 있다. 지적장애인 등 약자들이 염전과 양식장 같은 곳에서 10년, 20년을 노예처럼 살았다는 것이었다.
이중 한 명인 김씨가 기회를 틈타 세차례 탈출에 실패한 끝에 지난 1월 어머니에게 구조요청편지를 보내는데 성공했고, 경찰은 김씨와 또다른 염전노예들을 구할 수 있었다. 이 사건이 보도된 후 경찰은 전국의 염전과 양식장, 장애인시설 등 3만 8천여곳에서 실종자 일제 수색을 벌인 결과 실종자 100여명을 포함, 370여명을 구출해냈다는 보도가 뒤따랐다. 이들 염전노예들은 하루 19시간의 고된 노동과 폭행, 감금을 당해왔다. 이후 불법행위를 저지른 업주 19명이 입건돼 수사를 받았다.
나중에 수사가 진전되면서 여러 지역의 관할 경찰관들과 염전 주인들간에 부당거래가 있었고, 섬마을 주민들도 서로간에 끈끈한 관계가 형성돼서 억압당하는 섬노예들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한다. 섬주민들과 염전주인들은 일종의 카르텔이 형성된 것이다. 서로간의 이익관계 때문에 섬노예들의 억압과 피해를 모른 체한 것이다. 대대적인 수사때도 경찰측이 염전이나 기타 조사대상 주인들한테 미리 수사날짜를 공지했다고 하니, 눈가리고 아웅식으로 비리를 눈감아주었을 뿐 아니라 함께 공범이 된 것이다.
2014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차지한 영화 역시 노예와 관련된 주제를 담고 있다. 이 영화는 작품상 등 3관왕을 차지했다. 자유로운 삶을 누리던 흑인 음악가가 납치되어 노예로 팔려간 1841년의 실화를 다룬 영화였다.
한국 뿐 아니라 오늘날 미국에서도 여전히 현대판 노예들이 존재한다. 인신매매로 착취당하고, 신분의 약점으로 착취당하는 이민자들은 수없이 많다.
체류기간을 넘겼거나 국경을 넘어온 한인 서류미비자들, 그리고 밀입국선을 타고 국경을 넘은 중국동포들(조선족)은 사회적 약자에 속한다.
한인사회도 이민역사가 길어지면서 한인사회내에 빈부의 차가 커지고 있다. 집이나 사업체를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고용된 자와 실업자, 합법적 신분과 불법신분….거기다 사업체나 교회 등 규모 면에서도 빈부의 차가 커지고 있다.
자본주의 미국사회에서 분명 보이지 않는 계급이 한인사회에서 형성되고 있음은 안타까운 일이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인 면에서…
한인교회가 5백개요, 기독교인이 전체 한인의 70%가 넘는다고 하지만…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관심이나 제도적 장치가 부재하다는 사실도 안타깝다.
그러나 종업원이든, 고용주이든, 잘 살든, 못 살든… 우리 모두는 미주류사회에서 볼 때 소외된 계층이요, 변두리(Marginal) 인생들이다. 도토리 키재기 식이라고 할까?
스스로의 섬 안에 갖힌 채, 이민와서 일만 평생토록 하고, 집은 잠만 자는 곳이고…맨해튼은 딴 세상인 채 … 뮤지컬 한번 제대로 못보고, 박물관이나 미술관도 구경하지 못한 채…
교양서적 한번 읽어보지 못하고, 일 끝나면 집에서 한국드라마를 보다가 쓰러져 자고…다시 일터에 가는 다람쥐 쳇바퀴 도는 삶들이 우리네 한인들 인생이다.
좁은 정신적 울타리 안에서 갇혀 살면서…내 주변 사람들에게 무관심하고, 내 자신의 성장을 위해 노력하지 않는 삶은…결국 염전노예와 크게 다를 바도 없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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