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에 침을 놓으려고 바지를 올렸는데 종아리에 손바닥만하게 피부가 빨갛습니다. 왜 이렇게 되었냐고 물으니 피부암이라고 하면서 몇 주 후에 수술을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제가 치료해 드릴까요 했더니 어떻게 침으로 피부암을 치료하냐고 질문을 합니다. 사실 환자로부터 피부암에 걸렸다는 말을 직접 들은 것은 처음입니다. 하지만 이런 종류의 피부병은 많이 치료해 보았기 때문에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단지 환자가 피부암이 아니라고 했다면 일반적인 피부병으로 보입니다. 약간 진물도 나고 다른 부위에 비해 부어 있어 약간 피부가 올라와 있습니다. 혈압도 높은 편이고 무릎도 아프고 체중도 많이 나가 치료할 부분이 많아 보입니다. 한약을 권했더니 아주 망설입니다. 우선 무릎 통증이 심하다고 하니 무릎을 치료했습니다. 테이블에서 내려와 걸어 보라고 했더니 훨씬 편하다고 합니다. 두 번째는 피부를 치료했어요. 이틀 후에 보니 빨갛던 피부가 훨씬 옅은 색깔로 변했습니다. 진물이 나던 곳에 딱지가 생겼습니다. 가려운 것도 덜 하다고 합니다. 본인이 효과가 나는 것을 경험하더니 한약을 주문했습니다. 처방에 유향과 몰약을 넣었습니다. 예수님이 탄생했을 때 동방박사에게 받은 선물입니다. 일반인들은 유향이나 몰약을 볼 기회가 거의 없으므로 아주 신비하게 들릴 수 있지만 한의사에게 유향과 몰약은 상처를 치료하는데 쓰는 한약재이기도 합니다. 일주일 후에 보니 빨간 부분이 동전 쿼러만하게 작아지고 나머지 부분은 일반 피부와 색이 같습니다. 환자는 피부과 의사에게 수술을 잠시 연기하자고 연락을 했답니다. 일주일 후에 보니 팥 정도의 크기로 변했고 딱지도 떨어졌습니다. 가려운 것은 전혀 없고 무릎 통증도 거의 느끼지 못한답니다. 만약 수술을 받았다면 살을 떼어냈을 것이므로
상처도 더 깊고 회복하는데도 더 시간이 걸렸을 것입니다. 더구나 수술비도 만만치 않았을 것인데 환자는 대만족입니다. 한방이 눈에 보이는 피부암도 치료할 수 가능성을 보여 준 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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