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게임의 흥분과 자극을 갈망하며 숙제에 집중하지 못하는 10대들은, 기술이 우리의 주의지속 시간을 해치고 있다고 주장하는 비판론자들이 전형적인 예로 드는 대상이다.
하지만 또 다른 비디오게임 플레이어들을 생각해 보자. 이들은 가상의 차를 끌고 언덕과 커브길을 지나며 보상을 주는 표지판을 발견한다. 이들은 머리카락이 하얗고 이들의 주의지속 시간은 개선되고 있다.
주의력은 제한된 자원이다. 우리는 기본적으로 한 번에 한 가지에만 집중할 수 있다. 운전하면서 다른 일을 할 때, 즉 자녀를 꾸짖거나 20분 후에 의사 진찰이 있다는 사실을 갑자기 떠올리거나 경적을 울리는 성난 운전자를 맞닥뜨렸을 때, 우리의 주의력은 차를 운전하는 기본 활동에서 벗어난다.
다행히도 중요한 일을 할 때 우리의 뇌는 점점 더 효율적으로 방해를 억제하는 법을 익힌다. 따라서 눈을 수술하는 의사가 수술이 끝날 때까지 간지러운 코를 무시할 수 있는 것이다. 신속하고 세밀하게 주의 대상을 바꾸고 조정해야 할 때 뇌가 주의력을 어떻게 분산시키고 기억을 이용하는지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은 20대가 된 후부터 동시에 여러 작업을 할 때 이루어지는 주의 전환의 효율성이 꾸준히 하락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단일 작업을 할 때보다 두 가지 작업을 할 때 더 느려지고 정확도가 떨어진다. 이런 육신의 쇠퇴, 기능의 한계가 거슬리긴 하지만 최근 훈련을 통해 이를 개선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캘리포니아대학교 샌프란시스코의 신경과학자 아담 가잘리와 그의 동료들은 어려운 비디오게임을 하면 주의집중력이 향상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2013년 ‘네이처’ 저널에 실린 내용에 따르면 가잘리의 실험실은 60~85세의 피실험자들에게 ‘뉴로레이서’라는 게임을 훈련시켰다. 다중 작업 버전에서는 가상의 차로 구부러진 도로를 달리면서 길가에 초록색 표지판이 나타나면 빠르게 키보드나 콘트롤러 버튼을 누르는 게임이었다. 대조군의 피실험자들은 구부러진 도로가 없고 초록색 표지판을 찾아내 반응하기만 하면 되는 단일 작업 버전을 플레이했다. 피실험자들이 어려움을 느끼면서도 의욕을 잃지 않도록 게임의 난이도는 개개인에게 맞췄다.
한 달 동안 몇 차례에 걸친 총 12시간의 훈련이 끝난 후 다중 작업 버전을 플레이한 피실험자들은 훈련 전보다 주의 전환 효율성이 약 2배 향상됐다. 어떤 기준으로 봐도 엄청난 개선이었다. 무엇보다도 훈련 후 이들의 점수는 뉴로레이서 훈련을 하지 않은 20대들의 점수와 맞먹었다. 피실험자들은 6개월 뒤에도 같은 결과를 보였다.
다중 작업 버전 플레이어들의 뇌에서는 예상치 못한 보너스도 발견됐다. 이들의 주의집중력과 작업 기억(전화번호 같은 정보를 잠시 기억하는 것)도 향상된 것이다. 이 훈련은 두 기능을 목적으로 두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개선이 나타났다. 이와 대조적으로 단일 작업 버전을 플레이한 사람들은 표지판을 발견하는 작업에서 더 좋은 성과를 냈지만 주의집중력과 작업 기억의 개선은 나타나지 않았다.
2차 세계대전에서 전투기를 조종하는 ‘워 선더’ 같은 게임도 뉴로레이서 같은 작용을 할까? 그럴지도 모른다. 이런 게임들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주의를 전환시키는 능력을 시험하며 그에 필수적인 피드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내 경험에 따르면 전투기가 격추되면 정신이 집중된다.
게임이 뇌 기능을 강화시킬 수 있다는 이번 발견은 암울하기만 한 노화 관련 뉴스에 익숙해진 우리에게 초콜릿의 기억력 증진 효과를 제시한 몇 년 전 뉴스만큼이나 기쁜 소식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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