췌장암은 암이 진행될 때까지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 ‘침묵의 암’ 가운데도 유별난 암이다. 신경다발인 척추와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에 암이 번지기 전에는 통증도 잘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췌장암을 간단한 소변 검사만으로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런던대학교 퀸 메리 캠퍼스 연구팀은 췌장암 환자와 만성 췌장염 환자, 간과 담낭 환자 그리고 건강한 사람의 소변 샘플 488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췌장암 환자의 소변 속에서는 1500여개의 단백질 중에서 LYVE1, REG1A, TFF1 등 3가지 단백질 수치가 건강한 사람에 비해 아주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췌장염 환자도 건강한 사람에 비해 이 3가지 단백질 수치가 약간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췌장암이나 췌장염 환자의 3가지 단백질 수치가 건강한 사람에 비해 높다는 검사 결과는 90%의 정확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의 닉 레모인 바츠암연구소 소장은 “초기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 췌장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다는 것은 생존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획기적인 일”이라며 “췌장암은 2단계에서 발견하면 생존율이 20%로, 1단계에서는 생존율이 60%로 증가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의 타트야나 크르노고락-유르세비치 박사는 “소변 검사는 혈액 검사에 비해 복잡하지 않고 반복적으로 그리고 덜 침습 적으로 테스트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간단하고 싸게 할 수 있는 소변 검사법이 몇 년 안에 임상적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의학 저널 ‘임상 암 연구(Clinical Cancer Research)’에 실렸으며 UPI통신 등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