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부유한 이들의 경우, 가족과 친구들이 금전적인 지원을 해달라고 기댈 수도 있으며 많은 이들이 기꺼이 도와주려고 한다.
그러나 한 번의 원조 요청에 응했다가 평생 지원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런 일이 일어나면 온갖 종류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우선, 도움을 주는 지원자가 비교적 부유할 수는 있다. 그러나 가족의 은행 창구 노릇을 하거나 도움을 구하는 최대한 많은 친구들을 위한 생명줄이 될 정도의 자금력을 갖추지는 못했을 지도 모른다. 게다가 그만한 자금이 있다 하더라도 가족과 친구들이 그를 인심좋은 지원자로 보는 대신 그로부터 당연히 돈을 받을 권리가 있다는 느낌을 갖는 시기가 올 수도 있다. 그로 인해 모두가 억하 심정을 갖게 된다.
자,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몇 가지 흔한 사례를 살펴보고 재무자문가들이 제안한 문제 해결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아빠 돈 좀 줄 수 있나요? 많이요…
메릴린치 웰스 매니지먼트의 데이빗 라이트 매니징 디렉터는 “본질적으로 가족을 위한 은행 창구 역할을 하는 데에는 전혀 잘못된 점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가족 은행’이 ‘가족용 자선기관’이 될 때 문제가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두 명의 성인 자녀가 있는 부유한 고객을 예로 들었다. 이 고객의 아들은 재정적으로 성공한 반면, 딸은 자선단체에서 일해 재정적으로 보다 덜 안정됐다. 딸은 가족을 위해 주택을 구입하는 중으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딸이 재정적인 지원을 해달라고 하자 이 고객은 아들에게 공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 뿐 아니라 딸과의 관계도 불편해질 것이라는 생각 때문에 고심했다.
라이트는 증여보다는 돈을 빌려줄 것을 제안했다. 딸에게 거저 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둠으로써 이 고객은 심리적인 불편함을 덜 수 있었다.
라이트는 전반적으로 가족의 재정이 두 가지 방향으로 잘못 흘러간 경우를 보았다. 하나는 자녀들이 자라면서 자신이 가족의 재산에 대해 권리가 있다는 느낌을 갖는 경우다. 다른 하나는 부모가 돈을 주지 않겠다는 위협을 자녀들의 행동을 통제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두 경우 모두 원망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 두 가지 상황을 피할 수 있는 열쇠는 의사소통이라고 라이트는 조언했다. 부모가 자녀들과 재무 및 가족의 가치에 대해 자주 대화를 하는 것이다. 많은 대형 증권사들은 신세대를 대상으로 투자와 재무 설계를 지도하는 재무 ‘신병 훈련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것 역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필요할 때 도움을 주는 친구
뉴욕에서 활동하는 심리 치료사 캐롤 워드의 한 고객은 지속적으로 친구가 월세와 식비를 낼 수 있도록 돈을 빌려주고 있었다. 이 둘은 어릴 적부터 친구였다. 그러나 이 고객이 재정적으로 성공한 반면, 친구는 오랜 기간 예술가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고객은 자신이 친구에게 돈을 빌려주지 않으면 친구가 아파트에서 쫓겨날 것이라고 느꼈다.
그러나 친구의 물주 역할을 해준 것이 100% 사심없이 한 행동은 아니었다. 그것은 이 고객이 신봉하는 ‘항상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친구’라는 자신의 이미지를 내세우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고 워드는 설명했다. “이 고객은 자신의 친구를 위한 물주가 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고 워드는 덧붙였다.
어떤 이가 친구를 지원을 해 줄 필요성을 느끼는 이유를 이해하는 것이 보다 건전한 관계로 향하는 첫 단계라고 워드는 설명했다. 계속 돈을 빌려주면 친구가 자신의 재정 문제에 맞서 장기적인 해결책을 찾는 것을 막게 해 오히려 문제가 지속되게 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여전히 돈을 빌려주기로 결정했다면 빌려줄 수 있는 최대 한도를 정하고 돈의 용처에 대해 차용자와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고 워드는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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