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2일 미국 CBS TV를 통해 방송된 \'스타트렉 : 디스커버리\' 9회의 메인 작가가 한인여성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총 15회로 예정된 시즌 ‘스타트렉’은 편당 제작비가 800만달러에 달하며, 1966년 미 NBC 방송에서 시작된 이후 51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의 간판 드라마 중 하나다.
이 ‘스타트렉’에 한인 작가가 처음으로 메인 작가로 이름을 올린 것이다.
김보연(32)씨는 스타트렉 열성팬들 사이에선 이미 스타다. 한국인은 물론 아시아 여성 작가로도 첫 사례다. 김보연 작가는 자신이 쓴 \"9회 시리즈에 대해 생각보다 반응이 좋았다\"며 \"방영 당일에만 트위터로 쪽지 수백통을 받아서 \'이 맛에 하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스타트렉의 작가진은 10명이고, 다함께 회의하면서 번갈아 대본 작업을 한다고 한다.
김보연씨는 이번 스타트렉이 지난 2015년 미국 드라마 전문채널 CW에서 \'Reign\'이란 작품의 작가로 활동한 이후 두 번째 작품이다.
그녀는 원래는 \'여자 인디애나 존스\'가 되고 싶어 펜실베이니아의 브린모어 칼리지에서 고고학을 전공했는데, 대학교 때 들은 \'창작 수업\'이 그녀의 인생을 바꿨다. 미 UCLA에서 2년 과정으로 창작 수업을 들은 뒤 귀국해 국립극장에서 번역가로 일하기도 했다.
또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2위를 했고 이후 미 UCLA 영화학교로 다시 유학해 석사 학위를 받은 뒤 2014년 약 150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CBS 작가 멘토링 프로그램\'에 합격했다. 유명 작가들이 1대1로 가르치는 프로그램이어서 \'할리우드 예비 작가\'로 낙점받은 것이다.
할리우드에서 작가가 된다는 건 미 메이저리그에서 지명받는 것보다 몇배는 더 힘들만큼 경쟁이치열하다고 한다.
마감 스트레스는 엄청나게 높고, 휴일·생일·기념일은 물론 개인시간을 거의 내지 못한다.
이번 시즌 ‘스타트렉’에선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배우들이 주연을 맡았다. 일등항해사 마이클 번햄을 맡은 흑인 배우를 비롯해, 함장 필리파 조지우 역은 홍콩 배우 양자경이다. 관용과 평등을 바탕으로 \'다양성\'을 내건 시리즈 철학의 반영이다. 그는 \"과거엔 \'다양성이 돈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했는데 최근 몇 년 사이 전 세계로 시청층이 넓어지면서 다양성이 산업화됐다\"며 \"\'굿닥터\'를 만든 세바스찬 리 등 한국계 TV 제작자들이 할리우드에서 약진한 것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한국 드라마 \'굿닥터\'가 미 ABC에서 리메이크되며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요즘 그녀가 헐리우드에서 미팅에 갈 때마다 현지 제작자들이 한국 드라마와 포맷을 어떻게 하면 수입할 수 있느냐?”고 물어본다고 했다. 한국의 K드라마 파워가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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