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펴내…”장애자도 사회 기여할 수 있다”
1급 시각장애인으로는 미주 최초로 공인재무분석사(CFA)를 따고 월스트릿의 투자은행에서 근무해 온 신순규 씨(48•사진)의 말이다. 신 씨의 얘기를 담은 에세이 ‘눈 감으면 보이는 것들’(판미동)는 한국에서 출판됐다. .
신씨는 아홉 살 때 녹내장과 망막박리로 인해 시력을 잃었다. 22번의 수술을 거쳤지만 소용없었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을 안마사로 만들지 않겠다”며 열다섯 살인 그를 미국의 맹인학교에 보내 피아노를 전공하게 했다. 하지만 피아노에 소질이 없다고 생각한 신 씨는 일반고로 옮겨 공부에 열중했고 하버드대, 프린스턴대, 매사추세츠공과대(MIT), 펜실베이니아대에 동시 합격했다. 시각장애인 애널리스트가 없다는 말을 듣고 도전했다는 그는 2003년 CFA를 취득한 후 투자은행인 JP모건을 거쳐 브라운 브러더스 해리먼에서 일하고 있다.
“볼 수 있다는 건 큰 축복이지만 시력이 항상 도움이 되는 건 아니에요. 눈이 주는 정보가 너무 많다 보니 일을 그르치는 경우도 많아요. 장애인 성공 스토리를 자랑하려 책을 쓴 건 아닙니다. 눈으로 보이는 화려한 삶 속에 파묻혀 인생에서 진짜 소중한 것을 잊지 말라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