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 없이 업소 내 물건을 ‘슬쩍’하는 양심불량 고객들 때문에 한인 타운 업소들이 죽을 지경이다. 스파나 사우나에 비치된 수건과 가운 등을 가방에 넣어 휘파람을 불며 나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식당 내 테이블에 비치해 둔 수저까지 가져가는 경우도 있어 업주들을 황당하게 만들고 있다. 타운 업소들을 휘젓고 다니는 양심불량족 실태를 진단한다.
■ 스파· 사우나는 ‘수건’이 주요 타겟
한인타운 스파와 사우나에서 가장 많이 도난당하는 물건은 다름 아닌 ‘수건’이다.
뉴욕의 한 대형사우나 경우, 매년 평균 1,000장 이상의 수건이 감쪽같이 사라지고 있다.
또한 가운과 남녀 찜질복, 면도기, 샴푸, 비누, 로션, 칫솔, 치약 등 비치 물품들도 도난대상으로 이로 인한 손실만 해도 월 2,000달러가 훌쩍 넘는다. 심지어 빈 샴푸통과 로션 통을 가져와 샤워장과 탈의장에 비치된 샴푸와 로션을 가득 덜어가는 손님도 있어 당황스럽다는 설명이다.
뉴욕스파사우나의 필립 김 매니저는 “수건 도난이 특히 많아 새 수건 주문에 허리가 휠 지경”이라며 “개장에 맞춰 처음 주문했던 고급 수건들은 이제 찾아보기가 힘들다”고 밝혔다.
이어 “어쩔 수 없는 비즈니스 코스트라 생각은 하고 있지만 심한 경우가 많아 인식변화가 필요하다”며 “업소 비치 물품을 허락 없이 가져가는 것은 엄연한 절도 행위로 부득이한 경우가 아닌 경우, 자신의 양심을 속이는 손님이 더 이상 없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마트는 ‘카트’가 주요 타깃
한인타운 마트에서 가장 많이 없어지는 물건은 ‘카트’다.
매장에서 멀리 떨어진 곳까지 카트를 끌고 간 뒤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애교로 카트를 아예 집으로 가져가는 등 없어지는 경우가 많아 마트마다 비상이다. 마트 관계자들은 카트 관리에 온 신경을 쓰고 있지만 주말처럼 바쁜 시간대에는 관리가 쉽지 않다며 간혹 구입한 제품이 무겁다며 카트를 집까지 빌려가겠다고 하는 고객들도 있는데 실제 회수율은 매우 낮다고 토로했다.
뉴욕의 한 한인마트 관계자에 따르면 비치된 카트의 15~20%가 매달 감쪽같이 사라지고 있다. 카트 한 대 만드는 비용이 약 200달러인 점을 감안할 때 이 마트는 한 달 평균 약 5,000달러를 도둑맞고 있는 셈이다.
또 다른 한인마트도 한 달 평균 없어지는 카트가 10개가 넘어 특별 관리까지 실시하고 있지만 카트 도난이 여전해 부득이 상습범 경우, 경찰신고까지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식당도 양심불량족들의 타깃이다. 타운 내 한 식당 업주는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던 한 할머니가 테이블에 비치해 둔 쇠수저를 핸드백 안에 집어넣는 것을 목격하고 가져가시면 안 된다고 했더니 “그까짓 수저 갖고 뭘 그러느냐\"며 ”되레 화를 내고는 음식을 먹지도 않고 나가버렸다”며 식당을 운영한지 10년 만에 이런 황당한 경험은 처음이라고 혀를 내둘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