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부진과 경기 악화로 5월 산업 생산이 3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 또한 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전체 산업 생산이 전달보다 0.6% 감소했다. 올 들어 다섯 달 중 2월 빼고는 모두 마이너스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난 덕에 건설업(2.0%)만 생산이 늘었을 뿐, 광공업(-1.3%)과 서비스업(-0.4%) 생산이 전달보다 쪼그라들었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7.9%)와 자동차(-3.5%) 생산이 줄어든 영향이 크다. 제조업의 평균 가동률은 전월보다 0.7% 포인트 하락한 73.4%를 기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5월과 같은 수준이다. 설비투자 역시 전월보다 1.3% 줄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수출이 줄면서 생산과 투자 모두 부진해졌다”며 “메르스의 영향과 그리스 디폴트 우려 등이 반영되는 6월에도 지표가 좋아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6월 들어 메르스 사태의 여파로 제조업체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으로 악화됐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6으로 5월(73)보다 7포인트 하락했다. 2009년 3월(56) 이후 6년 3개월 만에 가장 낮다. BSI는 기준치(100) 이상이면 경기를 좋게 보는 기업이 더 많다는 의미고, 미만이면 그 반대라는 뜻이다. 지난해 세월호 사고 이후에도 BSI는 70대를 유지했었다. 박성빈 한국은행 기업통계팀장은 “BSI로만 보면 메르스로 인한 여파가 작년 세월호 사태로 인한 충격보다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여가 서비스, 숙박, 운수, 도소매 등 서비스 부문의 타격이 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