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해 최고점을 넘어섰다. 실적 호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덕분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3.73% 오른 147만400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6월 초 147만원(종가 기준)까지 올랐던 이 회사 주가는 핵심 사업부문인 휴대폰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 10월 중순 110만원까지 뚝 떨어졌다. 올해 실적 반등이 가능하겠느냐는 우려가 많았지만, 이달 2일 공개한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S6가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으면서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경쟁사 애플이 9일(미국 시각) 공개한 스마트시계 ‘애플워치’가 별다른 특장점이 없어, 삼성의 웨어러블 기기 판매에 큰 타격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주가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사들은 잇따라 목표주가를 높여 잡는 중이다. 이날 키움증권이 삼성전자 실적이 1분기를 저점으로 차차 오를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종전 165만원에서 180만원으로 올렸고, 노무라증권은 165만원에서 175만원, 신한금융투자는 160만원에서 175만원으로 각각 올렸다.
미래에셋증권도 올 2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37% 늘어나는 등 실적이 본격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겠다는 전망을 내놨다. 작년 10월 최저점을 찍은 이후 5개월여 만인 이날까지 주가 상승률은 36%에 달한다.
특히 이날 삼성전자를 집중 매수한 세력은 외국 투자자들이었다. 골드만삭스·씨티·메릴린치 등 외국계 창구를 통해 사들인 물량이 총 1287억원어치였다.
반면 주가 상승세를 틈타 개인(-1012억원)과 기관(-266억원)은 주식을 팔아 치웠다.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전망을 밝게 보는 이유에 대해 신한금융투자 김영찬 연구원은 “이제까지 돈을 쌓아두기만 했던 삼성전자가 배당뿐만 아니라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서며 돈을 쓰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이날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수요사장단 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구체적인 대상이나 일정은 언급할 수 없지만, M&A를 계속 검토하고 있다”며 “우리가 다 잘할 수 없기 때문에 좋은 업체라면 언제든 인수할 수 있다.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좋은 회사는 모두 인수대상”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