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AI(인공지능) 등 IT(정보기술) 분야 개발자를 국내에서만 100여명을 채용합니다. 미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처럼 IT 분야에 대한 투자를 본격적으로 추진합니다. 소비자들에게 혁신적인 온라인 모바일 쇼핑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기술력 확보가 최우선 과제입니다.”
온라인 쇼핑몰 ‘G마켓’ ‘옥션’ ‘G9’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는 작년 말 미국 이베이 본사로부터 ‘개발자 100여명을 채용해도 좋다’는 허가를 받았다. 한 국가에서 예정에 없던 대규모 채용이 결정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변광윤(48) 이베이코리아 대표는 “이베이코리아가 ‘스마일페이’ 같은 간편 결제 시스템이나 무인 택배 서비스인 ‘스마일박스’ 등 다른 국가에는 없는 서비스를 개발한 점을 본사에서 높이 샀다”며 이같이 말했다. 데빈 웨닉 이베이 회장이 최근 열린 글로벌 임직원 회의 때 “이베이코리아는 모든 영역에서 본사보다 5년 이상 앞서 있다. 다른 국가들도 한국의 사례를 공부하라”고 주문했다는 것.
“‘스마일페이’는 현재 우리나라 간편 결제 서비스 가운데 거래 규모가 가장 큽니다. 2015년에 이미 1조원을 넘었죠. 사용자 수도 매년 3배씩 늘고 있고요. 올해부터는 온라인 쇼핑몰에 인공지능을 접목시켜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내는 서비스를 제공할 겁니다.”
2013년 3월 대표에 취임한 변 대표는 지난 4년을 ‘살면서 가장 전투적으로 보낸 기간’이라고 말했다. “대표가 되고 나니 기다렸다는 듯이 소셜커머스(공동구매) 업체들이 대대적인 투자와 마케팅을 시작했어요. 작년에는 11번가가 바짝 따라붙었죠. 경쟁 업체의 도전이 거셌지만, 덕분에 저나 저희 직원의 근성은 더 강해졌습니다.”
그는 “거래액 기준으로 롯데.신세계에 이어 셋째로 규모가 큰 유통업체가 됐다”며 “작년 글로벌 이베이 전체에서도 미국.영국에 이어 매출 3위 국가가 됐다”고 말했다.
변 대표 주도로 2013년 선보인 맞춤형 쇼핑 사이트 ‘G9’도 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 G9은 쇼핑 큐레이터가 가격뿐 아니라 제품 트렌드와 날씨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상품 제안을 하는 쇼핑몰이다. 변 대표는 “쇼핑은 감성적인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치고 어떤 물건에 가치를 두느냐도 사람마다 천차만별”이라며 “가격이나 배송 말고도 구매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 많은데 할인 쿠폰이나 빠른 배송 같은 판박이 서비스로는 차별화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변 대표는 국내 온라인 쇼핑업계는 이미 포화 상태이며 해외로 진출해야 성장을 할 수 있다고 했다. 이베이코리아는 옥션과 G마켓 등 주요 쇼핑몰의 영문(英文).중문(中文) 홈페이지도 개설하고 해외 직구 고객을 위한 통.번역 서비스 구축 등에 3~4년 전부터 매년 200억원을 투자하고 있다. “작년 해외 고객이 구매해 발생한 매출(거래액)이 4000억원에 달합니다. 국내 가입자 수는 정체돼 있지만, 외국인 가입자 수는 증가하는 추세죠. 실제로 작년 신규 가입자의 25%가 중국.홍콩.미국 등 해외 국가 출신이었습니다.” 그는 “이베이코리아의 오픈마켓이 ‘온라인 수출 기지(基地)’가 된 것”이라며 “오픈마켓에 해외 고객이 늘어나면 중소.영세 상인이 해외에 제품을 팔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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