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초년생 이모씨(28.여)는 퇴근해 집에 도착하기가 무섭게 거실 한 쪽에 자리한 안마의자에 털썩 주저앉는다. 그가 가장 즐기는 안마 모드는 ‘무중력(우주인 체험)’이다.
버튼을 누르면 안마의자가 뒤로 젖혀지고 몸이 우주에 있는 것처럼 떠오르는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이씨는 “퇴근 후 몸이 피곤해도 안마의자에 앉을 생각에 발걸음이 가볍다”면서 “남자친구도 없는 요즘은 인생의 유일한 낙이라고 느낄 정도”라고 말했다.
안마의자(안마기기) 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 생활가전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안마의자 시장은 지난해 5000억원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된다. 2010년만 해도 안마의자 판매량은 5만대에 그쳤는데 지난해는 28만대에 육박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매해 평균 40% 넘게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 보급형 제품 출시.렌탈제 ‘고속성장\'
소셜커머스 티켓몬스터에 따르면 올해 1월 1~14일 동안 설 선물로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 상품은 바디프랜드 안마의자였다. 티몬 관계자는 “안마의자 리퍼(재조립) 제품을 전략 상품으로 밀었다”면서 “수백만원대 제품을 100만원대로 다운시키면서 효도 선물로 주목받았다”고 설명했다.
이마트는 안마의자 판매량이 매해 최소 20%씩 성장하며, 지난해는 안마의자 매출이 가습기, 데스크톱 전체 매출과 유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고무된 이마트는 지난 23일부터 브람스생활가전과 제휴를 맺고 브람스 S877 안마의자를 유사 상품 대비 30% 저렴한 169만원에 판매 중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추석 때 안마의자 판매량은 평상시보다 5배가량 많았다.
한국의 안마의자 시장은 현재 연간 5000억원을 넘어섰다. 시장점유율로 보면 바디프랜드가 약 절반을 차지한 1위 기업이며, 휴테크와 LG전자, 파나소닉이 2위 자리를 놓고 혼전 중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안마의자 시장의 고속 성장에 대해 스트레스 해소의 중요성이 사회적으로 공감대를 얻고 있고, 비교적 저가의 보급형 안마의자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또 렌탈(임대)제가 확산되면서 당장 수백만원의 거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안마의자를 집에 들일 수 있게 된 영향도 크다.
◆대부분 \'메이드 인 차이나\'…
품질 논란도
전문가들은 안마의자가 기본적으로 고가 제품인 만큼, 너무 저렴한 것만 찾아서는 안된다고 지적한다.
2014년 인천에서는 안마의자에서 불이 나는 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고, 2010년에는 감전 사고가 잇따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몸이 젖은 상태에서는 안마의자를 사용하지 말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형외과 의사는 “몸을 두드리면 피로가 풀리는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은데 때로는 몸이 망가지는 경우도 있다”면서 “타격에 따른 통증에서 쾌감을 찾으면 안된다”고 꼬집었다.
특히 한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중국에서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제품을 들여와 판매하는 구조다 보니 품질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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