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급여ㆍ낮은 복리후생ㆍ사회의 부정적 시각…”
구직자들이 중소기업을 외면하는 이유다. 이같은 인식을 바꿔나가는 기업가들이 있다. 모두 작은 회사 대표다. 이들은 직원을 단순한 ‘부품’대신 같이 일하는 동료로, 재산으로 여긴다.
반면 큰 덩치에 누구나 알 만한 ‘이름값’ 높은 대기업이지만, 전ㆍ현 구성원들이 ‘최악의 직장’으로 평가한 억만장자의 회사도 있다.
\'작은 부자\'의 경영철학 \'사원이 주인\'
공장 자동화기기를 만드는 ㈜대호테크 직원은 64명이다. 그들은 모두 2015년에 성과급을 받았다. 회사는 순이익 15%인 20억원을 썼다. 최고 3억원을 받은 직원도 있다. 2014년에도 성과급 10억원을 챙겨줬다.
회사 직원들은 돈으로 환산한 성과만 누리는 게 아니다. 중소기업 계약학과를 통해 학업에 뜻을 뒀다면, 전문학사부터 박사학위를 받을 때까지 무료로 공부할 수 있다. 전 직원 4분의 1 가량인 18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이 작은 기업은 정영화 대표(사진)가 이끌고 있다. 그의 경영철학은 간단하지만 뚜렷하다. ‘사장은 모든 것을 버리고, 사원은 주인이 되자’다. 작년에 중소기업청이 선정한 ‘존경받는 기업인’에 포함된 이유다.
정 대표는 대호테크 지분 50%를 갖고있다. 지분율에 기초한 그의 자산규모는 234억여원이다.
대전의 빵집 ‘성심당’으로 유명해진 로쏘㈜의 임영진 대표(사진)도 존경받는 기업인에 이름을 올렸다. 이 회사는 순이익 15%를 분기별 성과급으로 나누고 있다. 이렇게 3억∼4억 원 정도가 1년에 네 차례씩 지급된다. 임금 인상률은 15%다.
임 대표의 경영철학이 왜 ‘나눔’에 방점을 찍고 있는 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로쏘 지분 96.5%를 소유하고 있는 임 대표의 자산 규모는 215억여원이다.
한인기업 ‘Forever 21’, “최악의 직장 4위”
회사 규모가 크거나, 자산이 훨씬 많은 부자의 회사라고 직원들까지 ‘부자’가 되는 건 아니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 기업이 있다. 미주 한인 장도원. 장진숙(61.사진)부부가 창업해 직원 3만명의 회사가 된 패스트 패션(SPA) 회사 Forever21이다. 장도원의 개인자산은 3조 3124억원(28억 달러ㆍ포브스 기준)이다.
이처럼 그는 글로벌 억만장자 반열까지 올라섰지만, 그의 회사는 ‘나쁜 직장’이란 평가를 벗지 못하고 있다는 게 숫자로 확인됐다.
세계 최대 직장평가기관 ‘글래스도어’ 등에 따르면 포에버21은 지난해 전ㆍ현직 구성원들이 평가한 ‘최악의 기업’으로 이름을 올렸다.
전반적인 평가는 5점 만점에 2.5점으로 미국의 어떤 회사보다도 낮았다. 많은 구성원들은 이 회사를 두고 “보상시스템이 열악하다. 근무 전반에 대한 회사 정책이 경직돼 있다”고 혹평했다. 2015년에도 포에버21은 직원들이 선정한 최악의 미국직장 4위에 랭크된 ‘전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