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만 유커(중국인관광객)를 몰고 온 여자.\"
얼핏 보기엔 평범한 30대 초반 직장인이지만 최미화 롯데면세점 중국법인장(33)은 \'법인장\' 직함만 3년째다. 입사 6년 차였던 2014년 HR팀과 롯데월드타워점(잠실점) 영업팀을 거쳐 롯데그룹에서 최연소, 그리고 여성 최초로 해외법인장에 부임했다.
최 법인장은 관광.유통시장에 \'유커 바람\'이 본격화한 2014년 이래 총 500만여명의 중국인관광객을 국내로 유치했다. 롯데면세점 해외법인장의 주요 업무는 현지 여행사에 정보를 제공해 한국 여행상품을 만들도록 독려하고, 한국 및 롯데면세점 방문을 유치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수많은 현지 여행업계 관계자를 만나 협업관계를 쌓아나가야 한다.
\"어린 나이에, 여성으로 중국에 법인장으로 나가는 것이 두렵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중국인이 성별, 나이에 관계없이 예의를 갖춰 대해줬습니다.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일본, 동남아에 치우쳤던 단체관광객을 한국으로 오게 했을 때, 그리고 경쟁사를 방문했던 여행사들과 업무를 시작했을 때입니다. \'사람 보고 가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 뿌듯합니다.\"
최 법인장은 중국에서 일하며 \'한류 콘텐츠\'가 갖는 힘을 여실히 느꼈다고 한다. 그는 \"롯데면세점은 매년 10여개 팀의 한류스타 군단을 모델로 기용하고 있는데 중국 현지에서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 큰 힘이 된다\"며 \"외국인 전용 콘서트, 팬미팅 행사 등 한류 콘텐츠는 롯데면세점만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최 법인장은 \'발로 뛰며\' 현지 여행사들과 쉴 틈 없이 만나는데, 인구가 많고 드넓은 중국 특성상 여행객의 특징도 지역별로 다양하다. 그는 \"동북 3성의 경우 과시하는 것을 좋아해 명품 소비가 많고 베이징, 상하이와 같은 대도시는 단체 여행상품 구매가 줄고 자유여행을 선호하는 추세인데 이같은 변화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최 법인장은 최근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사업자 선정과 관련, 중국 현지 여행사들의 관심도 뜨거웠다고 밝혔다. 그는 \"월드타워점이 다시 영업을 하게 된 것이냐는 문의전화가 쇄도해 깜짝 놀랐다\"며 \"월드타워 방문을 기다린 여행사가 많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랜드마크\'라는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등을 활용한 여행상품을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최 법인장은 면세업이 더 이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라고 말했다. 중국정부의 한국 여행상품 규제 강화와 특허 수수료 인상 등 외부 환경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울에만 13곳의 시내면세점이 생겨 \'생존경쟁\'도 불가피해졌다.
그는 \"한국 면세시장은 5년 전 5조원대에서 올해 12조원 규모로 급성장했다\"며 \"월등한 시설, 다양한 브랜드를 바탕으로 세계 1위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무한경쟁\' 국면이 도래하겠지만 결국 실력을 갖춘 면세점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입사 당시 \"면세점에 대해 거의 알지 못했고 평생직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연하고 가족적인 회사 분위기와 면세업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신규면세점이 늘어 \'몸값\'이 많이 뛰지 않았냐는 질문에 \"스카우트는 단칼에 거절할 정도의 애사심이 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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