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오랜 불황으로 지갑을 닫는 가구가 늘면서 한달 지출이 100만원이 채 안되는 가구 비율이 금융위기 직후 수준까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은 지난 3분기 전체 가구 중 월평균 지출 100만원 미만 가구 비율이 13.01%로, 2009년 3분기(14.0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체 구간별 추이를 살펴봐도 월 지출 200만원 미만인 가구 비중이 늘어나는 반면, 월 지출이 200만을 넘는 가구의 비중은 줄어들고 있다. 200만원을 기준으로 더 많은 소비를 했던 가구들이 계속해서 소비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월 지출 100만~200만원 가구의 비중은 올 들어 36%~38%대를 기록하고 있다. 100만원 미만 지출 가구와 합해 50% 정도가 한달에 200만원 미만을 사용한 셈이다.
월 지출 200만~300만원 가구 비중은 올 3분기 28%대, 월 300만~400만 지출 가구 비중은 12%대로, 각각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월 지출 최상위 구간인 400만원 이상 가구는 9% 내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인상(12월15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 가결(12월 9일) 등 불안 요소가 반영되는 4분기엔 소비 심리가 더욱 위축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