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리서치 센터가 11일 발표한 \'미국 대도시에서 중산층의 붕괴\' 보고서에 따르면 2000∼2014년까지 14년간 미국 229개 메트로 지역 가운데 203곳에서 중산층의 비중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특히 뉴욕과 같은 대형 도시에서 중산층 붕괴 현상이 더 빠르게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뉴왁-저지시티 등 메트로 지역의 중산층은 지난 2010년 50.7%를 차지했으나 48.1%로 줄어들었다. 대신 고소득층은 18.3%에서 21.0%로 오히려 증가했다. 저소득층은 31%에서 30.9%로 크게 변화가 없다. 소득 계층이 중산층에서 고소득층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중산층을 중심으로 움직이던 경제 구조 변화는 전국에서 진행중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1971년 조사에서 중산층이 전체 가구의 61%를 차지했으나, 지난해 조사에서는 50% 미만으로 떨어졌다. 중산층이 더 이상 미국 경제를 떠받치는 다수가 아니라는 분석이다.
중산층 붕괴는 부의 양극화 심화로 이어진다는 우려도 일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중산층은 연간 총소득 중간값의 67%∼200%를 벌어들이는 가계로 정의됐다. 2014년을 기준으로 중산층의 소득범주는 4만2,000∼12만5,000달러다. 4만2,000달러 미만이면 저소득층, 12만2000달러 초과면 고소득층이라는 분류다.
미국 대도시에서 중산층이 허물어진 이유는 제조업 불황으로 인한 일자리가 감소다. 보고서는 지난 14년간 대도시 노동자 50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전했다. 이 기간에 중산층이 저소득층으로 편입된 도시들은 대부분 경제구조가 제조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미시간의 디트로이트, 일리노이의 락포드 등이다.
반면 동•서 해안지역의 대도시들에서는 중산층이 고소득층으로 일부 편입됐다. IT를 비롯한 첨단산업이 밀집해 고학력자들이 몰려드는 샌프란시스코가 대표적 사례다.
2014년 중산층 소득 중간값은 2000년에 비해 4% 줄었으며 소유한 순자산(총자산•부채)은 약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중산층 붕괴가 미국의 경제•사회적 안정성 위협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산층 붕괴와 부의 양극화가 \'트럼프 현상\'과 \'샌더스 돌풍\'을 이끈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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