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처럼 1인당 소득이 1만 달러 내외에 불과한 상황에서 생산 가능 인구가 감소하면 자칫 중진국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중국이 한 자녀 정책을 포기하고 두 자녀 정책을 선택했다. 관대함보다 절박함 때문이다. 중국의 인구는 13억7000만 명으로 인도·미국 등을 앞서 세계 1위다. 중국의 인구는 지난 수천 년 동안 세계 1위였을 터다. 그런 중국에서 인구 감소가 사회문제가 될 수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믿기 어렵지만 사실이다. 생산 가능 인구가 올해 혹은 내년을 정점으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도 늙어간다는 의미다. 노동인구 감소와 고령화는 중국의 핵심 사회문제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유엔은 2100년까지 국가별 인구 전망치를 발표한다. 전망치를 보면 중국의 생산 가능 인구는 2015년을 정점으로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데이터가 5년 단위로 발표돼 꼭 집어 2015년이라고 보기 어렵지만 2015년 즈음은 확실해 보인다. 감소 속도도 엄청나다. 2015년 현재 10억1000만 명의 생산 가능 인구는 향후 15년간 5000만 명 감소해 9억6000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감소분 자체가 한국 인구의 90%에 해당한다. 한 나라가 없어지는 셈이다.
생산 가능 인구 감소는 여러 문제점을 가진다. 중국처럼 1인당 소득이 1만 달러 내외에 불과한 상황에서 생산 가능 인구가 감소하면 자칫 중진국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중국은 세계시장에서 여전히 자본 경쟁력보다 노동 경쟁력에 더 우위가 있기 때문이다. 신흥국에서 이처럼 빠르게 생산 가능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선 것은 이례적이어서 고령화의 충격이 더욱 거셀 수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은 단연코 다자녀 정책이다. 2013년 기준으로 중국의 합계 출산율은 1.7명으로 고령화를 막고 안정적인 인구 수준을 유지할 수 있는 2.1명에 부족하다. 소득 증가와 사회 선진화는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를 야기해 합계 출산율을 떨어뜨리는 변수다. 그나마 한 자녀 정책을 포기했다는 점에서 향후 합계 출산율 반등을 기대할 수 있지만 정상 궤도로의 복귀는 힘들어 보인다. 지금은 자식을 더 낳는 부부에게 벌금이 아닌 상을 내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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