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운타운에서 주상복합, 호텔, 콘도, 아파트 등 부동산 재개발 붐이 일면서 인구과밀, 교통체증, 주차난, 노숙자 등 각종 문제점이 부각되고 있다.
다운타운에 거주하거나 이곳에 일터가 있는 많은 주민들은 “정부 당국과 개발업자들은 건물 공사에만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며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다운타운 부동산 재개발의 명암을 짚어본다.
■ 고급 콘도·아파트, 서민에겐 ‘그림의 떡’
현재 다운타운에서 진행 중이거나 앞으로 공사가 시작될 예정인 각종 부동산 재개발 프로젝트는 줄잡아 100개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프로젝트의 절대다수는 서민들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새로 들어설 호텔들은 하룻밤 숙박비가 수백달러에 달하며 콘도 및 아파트도 주머니 사정이 넉넉한 부유층 고객이 주 타겟이다.
중국의 부동산 투자사 ‘그린랜드 그룹’이 총 10억달러를 투자한 LA 라이브 북쪽 주상복합 단지 ‘메트로폴리스’는 525스퀘어피트 규모의 스튜디오가 51만1,000달러, 760스퀘어피트 규모의 1베드가 63만1,000달러, 1,360스퀘어피트 규모의 2베드가 110만달러이다.
캐나다의 부동산 투자사 ‘온니그룹’이 총 2억달러를 투자해 8가와 올리브 스트릿 근처에 건립중인 고층 아파트의 경우 가장 싼 렌트비가 월 5,000달러에 달한다.
■ 교통체증·주차난
갈수록 심화되는 교통체증과 주차난 역시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자바시장 한복판인 11가와 샌피드로 인근에 사무실이 있는 ‘샌피드로 패션마트협회’ 제이 김 사무국장은 “한인타운에 사는 관계로 매일 8가를 통해 한인타운과 다운타운을 오가는데 하루가 멀다 하고 교통체증이 심해지는 것 같다”며 “여러 개발 프로젝트가 완료돼 상주 인구가 지금보다 늘면 문제는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다운타운 오피스 빌딩 밀집지역을 관통하는 110번 프리웨이, 다운타운 주변을 지나는 101번·10번 프리웨이는 출퇴근 시간대에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교통체증이 심각하다.
가끔씩 볼 일을 보러 다운타운에 간다는 박준범씨(47·한인타운 거주)는 “솔직히 낮시간에 오피스 빌딩 밀집지역에서 비어 있는 파킹미터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라며 “부동산 개발업자들은 주차공간 확보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파트 및 콘도 건설이 한창인 사우스팍(South Park) 지역의 경우 기존의 인도들이 막혀 있을 때가 많아 보행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 들끓는 노숙자들
노숙자 범람으로 인한 치안 불안도 일부 주민들을 다운타운에서 멀어지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자바시장 인근 9가와 샌피드로 주변은 ‘스키드 로우’(Skid Row)라고 불릴 정도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노숙자들이 늘어서 있다. 밤늦게 차를 타고 이 지역을 지나면 등골이 오싹함을 느낄 정도다.
CNN 보도에 따르면 다운타운 스키드 로우가 생활 터전인 노숙자는 약 2,000명으로 LA는 미국 내 대도시 중 길거리에서 잠을 자는 노숙자가 가장 많다. 노숙자 구호단체 ‘미국 노숙자지원연합’(NCH)의 제리 존스 사무국장은 “다운타운 스키드 로우는 54블락에 걸쳐 있는 광범위한 지역으로 LA 카운티 4만명의 노숙자 중 3분의 2가 바깥 공기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 고용 창출, 비즈니스 활성화 효과
부동산 재개발을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바라보는 것은 곤란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뉴스타부동산 조셉 김 부회장은 “다운타운 재개발로 인해 더 많은 일 자리가 창출되고, 지역 내 비즈니스 가 활성화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더 많다고 본다”며“ 고용확대 등 미 국 경제가 회복하면 서서히 새로 짓 는 콘도 및 아파트 분양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LA 경제의 오랜 동력인 자 바시장을 중심으로 금융과 법률, 정부기관 등이 몰려 있고 첨단기업들의 다운타운 이주가 이어지면서 다양한 직업군과 일자리가 생겨나고 있다.
한인들도 예외가 아니어서 자바시 장 등에서 어느 정도 경제적인 안정 을 찾은 경우 LA 외곽의‘ 본가’와 함 께 출퇴근 거리가 짧은 다운타운에 거주공간을 하나 더 마련하는 사례 가 이어지고 있다. 또 은퇴한 한인들 역시 깨끗한 거 주공간을 찾아 다운타운 진출에 적 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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