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의 나이에 한 번도 어려운 탈북을 세 번이나 감행한 여성이 있다. 그레이스 조(25) 미주탈북민연대(NKinUSA) 부대표다.
AFP통신에 따르면, 조씨가 첫 탈북을 시도한 건 일곱살 때였다. 그는 “3박 4일 동안 걷고 또 걸었다. 두만강에 도달할 때까지 수없이 많은 산을 넘었다”고 회상했다.
조씨의 곁엔 엄마와 세 살 많은 언니뿐이었다. 아버지는 쌀을 사기 위해 국경을 건너다 당국에 붙잡힌 후 감옥에서 구타를 당한 끝에 사망했다. 할머니와 두 남동생은 굶주려 죽었고, 큰언니는 먹거리를 구하러 나갔다가 영영 돌아오지 못했다.
1990년대 중후반, 북한이 고난의 행군을 겪던 시기였다. 굶어죽는 주민들이 넘치는 지옥같은 생활에서 벗어나 탈북을 감행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첫 번째 탈북땐 중국 땅을 밟았지만 북으로 송환됐고, 두 번째 땐 어머니가 국경 수비대에 뇌물까지 건넸으나 먹히지 않았다.
그러다 2006년, 한국계 미국인 목사의 도움을 받아 보위부에 1만달러를 지불한 후 세 모녀는 북한 땅을 탈출할 수 있었다.
이어 유엔 난민 지위를 획득해 2008년 미국 시민권자가 됐다. 세 번의 시도 끝에 탈북에 성공한 조씨는 현재 함께 탈북한 언니와 함게 미국에서 탈북자들을 돕는 일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