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30년 넘게 살면서 대학교수와 지역사회 리더로 활동해온 방글라데시 출신 이민자가 연방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체포돼 추방 위기에 처했다.
체포된 방글라데시 출신 대학교수는 범죄기록도 전혀 없는 상태였다.
워싱턴포스트 등에 따르면 30년 전 미국에 유학 와 캔자스시티에 정착해 살고 있던 시에드 아흐메드 자말(55.사진)은 지난달 24일 초등학생 딸을 학교에 데려다주기 위해 집을 나서다가 앞마당에 대기하고 있던 이민세관단속국 요원들에게 수갑이 채워진 채로 연행됐다.
14세와 12세, 7세 된 세 자녀와 아내 등 가족들이 자말이 끌려가는 모습을 지켜봤다.
자말은 애초 유학생 비자로 미국에 온 뒤 취업비자(H-1B)를 받아 일하다가 박사과정을 공부하기 위해 다시 학생비자 신분으로 바꿔으며, 한때 신분 문제가 있었다가 최근까지 임시 체류 비자로 거주해왔다.
자말은 캔자스시티 파크대학에서 객원교수로 화학 등을 가르치며 여러 병원에서 연구활동을 한 경력도 있다. 그는 미국에서 세 아이를 낳아 자녀는 모두 미 시민권자이며 아내는 학교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하고 학부모 위원회에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제프리 베넷 변호사는 “자말의 체포를 보면 이민세관단속국이 과거 범죄 전력이 있거나 현재 체류 비자가 만료된 사람만 문제 삼는 게 아니라는 점을 반증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