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말 그대로 지구촌이다. 국경과 국적의 개념이 약해지는 대신, 혈통의 개념이 더 중요시되는 글로벌시대에 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민족의 피가 섞여있다면 그 누구라도 같은 민족으로 받아들이려는, 적극적인 혈통 포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혈통 포용정책은 각 국가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는 해외에 있는 자국민과 해외동포들을 같은 민족으로 끌어안을 경우 모국의 경제 발전 및 국제화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해외에 살고 있는 해외동포들을 자국민으로 끌어안기 위해 지금 세계는 이중국적을 부여하는 나라가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전세계 국가의 약 60%가 이중국적을 허용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가의 2/3가 이중국적을 허용하고 있다. 프랑스같은 나라는 자국의 해외교포들에게 투표권은 물론이고, 국회의원석까지 배정하고 있다.
콜롬비아, 에콰도르, 도미니카공화국, 멕시코가 오래 전 이 대열에 합류했고, 인도 정부도 이중국적을 허용했다.
혈통을 중시하는 이민정책을 통해 해외로 이주한 교포들에게 `이중국적\'의 특혜를 부여하는 국가들이 늘고 있다.
해외에 나가있는 같은 민족에게 국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허용함으로써 혈통의 유대를 강화하려는 국가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이 이러한 세계화의 흐름에 역행하고 있는 것이다. 몇 년전 홍준표의원이 주도한 국적법이 통과되어 미국에서 태어나, 이중국적을 지닌 2세들은 만 18세가 되기 전 한국국적이나 미국국적 중 양자택일을 해야 하는 강제적 법을 통과시켰고, 이로 인해 미국에서 태어난 많은 한국젊은이들이 한국국적을 포기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한국 법무부에 의하면 선천적 복수국적자인 한인 2세들이 한국 국적을 포기한 경우가 지난 3년간 3만 1천5백명이나 된다고 한다.
이러한 신 쇄국주의적 국적법으로 모국국적을 어쩔수없이 포기해야 하는 한인 2세들은 모국을 어떻게 생각할까? 편협하고, 구시대적인 모국이란 인식을 갖게 되지 않을까? 지금 태어난 아이들이 성장해서 군대에 갈 즈음에는 남북 통일이 되어 징병제도가 폐지되어 있을 수 있다. 인기주의에 영합한 정치놀음에 해외한인들은 그동안 철저히 왕따를 당해왔고, 모국에 매년 수십억불씩 현금을 송금해주며 모국발전에 기여했음에도 언제나 찬밥신세였다.
문제의 국적법에 대해 한 정치인은 이렇게 말했다.
“남들은 외국 국적을 취득한 재외 거주 국민들에게 이중국적을 허용하고, 외국거주 영주권자들에게도 참정권을 부여해서 새로운 ‘영토확장’을 도모하는 판에, 한국은 국내에 거주하는 자국민들까지 외국인 취급을 하는 시대착오적인 법을 만들었다.자국민을 ‘외국인으로 취급하겠다’는 법을 만드는 정치인이 큰소리치는 국가를 들어본 적이 없다. (중략)”
한국의 초대 대통령 이승만박사는 미국시민권을 지녔었고, 김구선생은 일제치하 시절 중국시민권자였다.
국적은 휴지조각에 불과할 뿐, 진정한 애국자는 해외한인들임을 한국정부와 정치권은 이제라도 깨달아야 한다. 해외한인들에게 과감히 이중국적을 부여하고, 글로벌 한국으로 뻗어나가기 위해 해외한인들을 더욱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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