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땅에서 살아가는 한인을 누구라도 길거리에서 붙잡고 얘기를 하다 보면 크고 작건 삶의 스토리가 있다. 감동적인 삶, 후회의 삶, 희로애락이 교차하는 삶, 등 누구나 하고 싶은 이야기들이 있을 것이다. 그 삶의 굴곡이나 스토리가 곧 한 사람의 인생이 되는 것이다. 필자 역시 타성에 젖지 않으려고 하지만 누구나 쉽게 타성에 젖어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한번 삶의 큰 좌절이나 고통을 겪은 분이 조금 살만해지면 다시 타성에 젖어 과거의 잘못된 행동을 되풀이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일찍이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인지 그 동안 사람을 많이 만나 본 필자는 이민 와서 이를 악물고 열심히 살아온 많은 한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감동이 되고.. 모두들 대단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만일 나 였다면 저런 힘든 환경에서 역경을 이겨나갈 수 있었을까… 나였다면 포기하지 않았을까…감동적인 스토리들이 많았다. 그러나 과거에는 분명 그처럼 치열하게 살았던 많은 분들의 현재 모습을 보면 많이 달라져 있음을 느낀다. 여전히 불경기임에도 매주 2-3회는 골프를 치러 나가거나 거의 매일 술좌석에 앉아 자신의 무용담을 얘기하거나 남에 대한 뒷담화를 한 후 2차를 향해 가고, 별다른 계획이나 희망 없이 생활하고 있다.
미국에 이민 와서 모은 재산을 사기로 날린 한 70세 노인 분이 있다. 이 분은 몇 년 전 좌절감을 이기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열심히 일하다가 생활이 좀 안정이 되더니 얼마 전엔 과거의 구습으로 돌아갔다. 삶이 조금 안정되고 익숙해지면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사람의 본능이다.
바다 달팽이 군소는 수관에 자극을 받으면 아가미를 움츠리는 자연적 반응을 보이지만,
아가미를 계속 자극하면 어느 순간부터 자극에 무관심해지는 적응효과를 보여준다고 한다.
적응이란 그만큼 원초적이고 본능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무섭다.
사람은 역경을 겪으면서 성장을 하게 되는 것은 분명하다. 일단 역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게 되고, 자신을 돌이켜보게 되면서 앞만 보고 열심히 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우리 몸은 변화에 저항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힘들게 변화에 적응하게 되면 긴장을 풀고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된다. 그러나 긴장을 푸는 순간 그 익숙함은 나의 생각을 멈추게 하고, 나를 주저앉히는 요인이 된다.
현실에 안주하거나 지금의 환경에 익숙해진다고 생각하는 순간, 무언가에 적응하는 순간, 신발 끈을 다시 묶고 또 뛰는 것을 습관화 해야 한다.
이라는, 과거 IMF때 베스트셀러가 있다. 1990년 말 IMF가 휩쓸고 간 한국땅에서 은 많은 사람들에게 자기 변화를 일으켰다. 자기계발서 돌풍을 일으킨 구본형씨는 며칠 전 56세로 안타깝게 폐암으로 사망했다.
요즘 한인사회에서 필요한 정신이 바로 이 아닌가 싶다. 불경기가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음에도, 뭔가 획기적이거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커뮤니티 차원의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 개인들은 나름 열심히 불경기 타파를 위해 힘쓰고 있지만…어느 덧 우리 모두는 불경기마저 익숙해져서 그냥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익숙함에서 결별하고, 새로운 도전정신으로 오늘 하루를 살아가자.
Life Guide
Board
Children - Educati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