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엄마들이 미국에 와서 아기를 낳는 문제를 국가적 이슈로 삼은 나라는 아마 한국이 유일할 것이다.
지구상에서 내 아기를 어디에서 낳는 문제로 소동을 벌이고, 미국에 와서 아기를 낳았다는 이유로 산모를 비난하는 나라… 관점에 따라 죄인이 아니라 애국자일수도 있는 산모들을…죄인 취급하는 나라는…한국밖에 없다.
원정출산이 이슈가 된 것은 몇 년 전…시작은 아주 미미했다. LA타임즈가 미국•멕시코 국경을 넘나드는 멕시코 여성들의 ‘원정출산’문제를 다루었다. 이때 LA의 한인 조산원이 잠깐 기사로 언급됐고, 한국인 산모 몇 명이 미이민국의 조사를 받았다는 기사 한 줄이 발단이 됐다. 미국당국의 조사를 받고 풀려난 한국인 산모들은 모두 자녀들의 여권을 돌려받은 뒤 아무 문제없이 한국으로 출국했다. LA타임즈는 워낙 많은 멕시코 임산부들이 국경을 넘어 오자 이를 기사화 한 것이었다.
그 후 어느 언론사가 먼저 시작했는지 모르지만…한국의 주요 일간지와 KBS 등 방송들은 ‘원정출산’이란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원정출산을 원색 비난하기 시작했고, 한국의 국회의원들도 덩달아 원정출산 방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야단법석을 떨었다. 아무 이유없이 마녀사냥처럼 미국에 와서 아기를 낳은 엄마들에게 ‘주홍글씨’를 새겼다. 문제는 원정출산이 불법이 아니며, 미국에서 태어난 모든 아기들은 부모의 국적이나 신분여하를 막론하고 미시민권자임을 미헌법이 보장해주고 있다. 한 때 미국에서 불법체류자의 아기에게는 미시민권을 주지 말자는 여론이 잠시 일었지만, 이것도 금방 수그러졌다. 미국은 속지주의, 즉 미국에서 태어나면 부모가 불법체류자라도 누구나 미시민권자가 되는 것이다. 하물며 합법적으로 미국에 와서 애를 낳는다는데…누가 시비를 걸 것인가?
이민 문제는 경제와 깊은 관련이 있다. 그리고 요즘 미국의 장기 불황으로 멕시코인들이 미국의 국경을 넘는 일이 크게 줄었고, 미국내 멕시코 불법체류자들이 오히려 일자리가 없자 멕시코로 돌아가는 상황이 늘고 있다. 목숨을 걸고 미국경을 넘다가도 상황이 달라지면 자발적으로 고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원정 출산은 자녀가 좋은 사회환경 속에서 잘 자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부모의 사랑에서 시작된다. 그 중 자녀의 교육문제가 첫번째다. 살인적인 사교육비, 입시지옥, 미인간적인 경쟁구도와 교육환경 등 한국은 자녀교육에 적합한 나라가 아니다.
반면 원정출산으로 인한 미국적 취득은 원정출산비의 10배, 20배 이상의 혜택을 준다. 한국은 이중국적을 허용하지 않는 나라다. 그렇기 때문에 원정출산은 자신의 자녀에게 줄 수 있는 최대한의 배려라고도 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세금내며 열심히 일하고 모은 돈으로 미국에 와서 내 자녀를 낳겠다는데 누가 뭐라고 할 자격이 있을까? 자녀에게 더 좋은 삶의 기회를 주기 위해 원정출산 하는 상당수 부모들은 희망없는 좁은 땅덩이를 벗어나 내 자녀만큼은 잘 살아야겠다고 몸부림치는 불쌍한 국민일지도 모른다.
한국의 출산율은 선진국 중 최하위다. 지금의 출산율이라면 20년 후 한국인구는 절반 밖에 안 된단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이 북한보다 인구가 적어질까 걱정된다.
원정출산으로 태어난 이중 국적자들은 만 18세가 될 때 한국과 미국의 장단점을 체험한 후 더 좋은 나라를 선택할 것이다. 대한민국이 앞으로 15년, 20년 후 미국보다 더 살기 좋은 나라가 되어 있다면 원정출산으로 태어난 자녀들은 당연히 한국을 국적으로 삼을 것이다. 만일 미국이 좋다고 생각하면 미국시민권을 선택할 것이다. 이것은 그들의 결정이다.
더 이상 되풀이 말할 필요는 없다. 더 많은 한국의 부모들이 원정출산을 할 수만 있다면 더 많이 해야 한다. 아기들을 미국에서 쑥쑥 낳고 돌아가야 한다. 한인사회 입장에서도 원정출산으로 더 많은 한국인이 늘어나는 것이 좋다, 이들이 커서 나중에 이 땅의 한인 2세들과 함께 더욱 힘을 뭉치면 금상첨화다. 그래서 미주한인사회가 날로 융성해야 한다. 한민족이, 코리안이 미국에서 더 많이 번식해서 미국에서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말이다. 혹시 알까…이들이 나중에 커서 주지사도, 대통령도 되고, 억만장자도 되어서…미국의 주 하나쯤 접수하는 날이 올지…그리고 혹시 알까? 나중에 이들이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돕는 진짜 애국자가 될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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