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1.5세 출신이 한국에서 창업 6년만에 온라인기업을 매출 20억달러, 기업가치 50억달러로 키워 화제가 되고 있다. 대학 졸업 후 한국으로 돌아가 온라인 직거래 을 창업한 김범석(37)사장이다. 그는 며칠 전 일본계 한국인 3세 손정의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사로부터 무려 10억달러의 투자금을 유치받았다. 지분 20%를 넘겨주고 10억달러를 받은 것이다.
7세 때 주재원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와 초,중,고교와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하버드대 경영대학원까지 마친 김사장은 대기업에 입사한 것이 아닌, 창업가가 된 것이다. 그는 이 점에서 한인 1.5세, 2세들이 뒤따라야 할 경영의 롤모델이다. 그는 “부모가 변호사가 되길 원했지만 학창 시절 경험한 창업이 인생을 바꿨다\"고 했다.
김사장은 하버드대 재학 중 미국 주요 대학의 소식을 담은 무료 잡지를 창간, 3년만에 뉴스위크지에 팔았고, 다시 대학생 잡지를 창간, 4년간 운영했다. 김사장은 \"창업을 통해 세상에 영향을 미치고 좋은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는 데 엄청난 희열감을 느꼈다\"고 했다.
2010년 한국으로 돌아와 쿠팡을 창업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그는 \"기업가가 되어 세상과 사람들의 삶의 질을 바꾸고 싶었을 뿐 빨리 돈을 버는 것은 전혀 목표가 아니었다\"고 했다. 훗날 세상을 떠날 때 사람들이 \'쿠팡 덕분에 우리 삶이 이렇게 바뀌었어\' 하고 추모하는 즐거운 상상을 했다는 것이다.
이번 소프트뱅크의 투자 결정에는 같은 코리안의 피가 흐르는 손정의 회장과 김범석사장간의 인간적인 관계도 큰 역할을 했다. 김사장은 IT를 활용해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삶의 질을 바꾼다는 비전을 밝혔고, 이에 손 회장이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한다.
김사장의 롤모델도 \'손정의\'였다. 손정의회장은 재일동포로 어려운 환경에서 성장했고 학교 성적도 안 좋았지만, 자신감을 지니고 있었다. 그것이 성공의 시작이었다.
쿠팡에 10억달러를 투자한 손정의회장 역시 젊은 한인들이 경영스승으로 삼아야 할 사람이다. 일본 재계 1위인 손정의회장은 도전정신과 창의력, 가치를 중요시하는 사람이다. 그가 투자한 중국 전자상거래 ‘알리바바’를 비롯, 그가 투자한 회사들은 모두 수백배로 가치가 불어났다.
손정의회장은 알리바바에 투자할 때에도 마윈이라는 사람의 됨됨이 하나 보고 결정했다. 사람을올바로 볼 줄 아는 안목이 사실은 최고의 경영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한인들은 어떠한가. 자녀들에게 공부만 열심히 하면 다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변호사, 의사, 엔지니어 등 안정된 전공을 택하고 안정된 직업을 구하면 된다고 하지 않았던가…
한인사회에 변호사, 의사, 회계사가 넘쳐나고, 대학을 졸업한 1.5세, 2세들이 주류사회에서 말단 직업조차 구하지 못하고 있다. 주류기업에 입사가 어렵다면 차라리 작더라도 부모의 가업에서 일을 가르치고, 창업정신과 도전정신을 키워주는 것이 어떻게 보면 자녀를 올바른 인생으로 인도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1세 한인들의 고정관념 역시 도전과 변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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