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한인사회는 뉴욕한인회장 선거 후유증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선관위의 특정후보 자격 박탈로 촉발된 현 선거 후유증은 양측 후보뿐 아니라 뉴욕한인회 역대회장단과 선관위 간의 전면전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LA한인회의 경우 최근 6년간 3차례의 회장선거 모두가 선관위에 의해 후보자격 박탈사태가 발생, 선관위에 의해 회장이 선출되는 희귀한 상황이 전개됐다.
한인단체의 선거 중 가장 의아스러운 부분이 뉴욕한인회장 선거다. 직능단체 회장 후보의 공탁금도 많아야 1만달러다. 그런데 이번 34대 뉴욕한인회장 선거의 후보 공탁금은 무려 10만달러에 달한다. LA한인회장 후보도 선거공탁금이 10만달러다.
인구 1천만 서울시 시장 후보의 공탁금은 5천만원, 국회의원 후보는 1천 5백만원이다. 각각 5만달러, 1만 5천달러 미만이다.
뉴욕시나 뉴욕주 상,하원의원, 심지어 뉴욕시장과 뉴욕주지사 후보는 공탁금제도가 아예 없다.
현 뉴욕,LA 한인회장 선거 사태의 원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거액의 공탁금이 가장 큰 원인 제공을 했다고 본다.
회장후보의 능력보다 10만불의 공탁금을 낼 능력이 있는 후보만이 한인회장이 되는 기형적 상황을 만든 회장선거 시스템 자체가 잘못되었다는 것이다. 거기에다 현직 한인회장이 선관위원 9명을 모두 임명할 수 있도록 한 회칙 또한 항상 분란의 불씨였다.
이대로 놔두면 2년 후, 4년 후 뉴욕한인회장 선거는 이런 기형적이고, 불행한 사태가 되풀이 될 지 모른다.
능력보다는 돈 있고, 한번쯤 가문의 영광이다 싶은 뉴욕한인회장직에 10만달러라도 무투표 당선이 될 수 있다면 로또 맞추는 심정으로 출마를 해보는 것이고, 타 후보가 만일 출마하지 않으면 로또에 당첨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경선과 단독출마는 하늘과 땅 차이다. 그 차이란 경선일 경우 최소 20만달러에서 많으면 50만달러까지 쓰는 선거자금과 2개월 내외의 시간과 땀, 그리고 선거를 도운 사람들에 대한 마음의 빚이다. 이렇게 노력해서 회장이 되고나면 온갖 행사장에서 초청이 오고, 축사하고, 한국의 고위층이나 기타 외부손님이 오면 인사하고 만나는데 시간이 다 가버려서 한인사회의 비전이나 미래를 위한 시간을 내기가 어렵다.
문제는 이러한 뉴욕한인회장 선거에 리더십과 능력, 자질을 갖춘 한인후보는 출마 자체에 관심을 갖지 않다는 사실이다.
뉴욕한인회의 문제점은 회장임기가 2년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회장이 바뀌면 사무 또는 행정직원들도 바뀌어 2년마다 모래성을 쌓은 형국이다. 2년마다 조직이 바뀌고 연예산 1백만달러 미만에, 유급직원도 2-3명에 불과한 뉴욕한인회는 내실이 무척 약한 편이다.
앞으로 뉴욕한인회는 자금을 끌어오고, 리더쉽을 통해 한인사회를 통합하고, 주류사회의 울타리 역할을 할 수 있는 유능한 회장이 출마할 수 있도록 공탁금을 형식적인 수준으로 크게 낮추거나 아예 없애야 한다. 후보가 선거예산을 모두 책임져야 하는 제도 또한 바꿔야 한다. 뉴욕한인회와 후보 그리고 한인 각계가 함께 검증받은 선관위원회를 구성, 축제분위기의 선거를 치뤄야만이 한인사회를 하나로 결집시킬 수 있을 것이다. 작금의 선거 후유증을 바라보는 한인들의 표정이 한결같이 어둡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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