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한인사회에서 오래 살다보면 별별 얘기를 다 듣는다. 그 중 부정적인 뒷얘기를 험담, 이중 아주 근거없는 험담을 루머라고 말한다.
험담은 세사람을 해친다고 한다. 첫째는 험담을 하는 자신이요, 둘째는 그것을 반대하지 않고 듣고 있는 사람들이며, 셋째는 그 험담의 화제가 되고 있는 사람이다.
남의 험담을 하는 것은 특히 자기 자신의 부족함만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에 험담하는 사람이 결국엔 가장 큰 상처를 입는다.
인터넷에서 본 글이다. 험담과 관련해서 사람을 네가지 부류로 나눈 비유인데, 꽤 재미있다.
1. 지존: 지존은 험담을 하지 않는다. 험담은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에게 돌아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이 어떤 사람에 대해 경험하지 않은 상태는 물론이고 자신이 경험한 어떤 사람의 상태에 대해서도 험담하지 않는다. 험담을 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이 오더라도 지존은 입을 다문 채 미소만 지을 뿐이다. 상대방이 흥분한 나머지 어떤 사람에 대한 지독한 험담을 늘어 놓더라도 결코 상대방의 의견에 동조하지 않는다. 지존은 다만 듣기만 할 뿐이다. 그리고 들었던 험담을 절대로 타인에게 전달하지 않는다. 지존은 극히 드물다.
2. 고수: 고수는 상대를 가려가면서 험담을 한다. 후환이 있을만한 상대에게는 결코 어떤 사람에 대한 험담을 늘어놓지 않는다. 고수는 어떤 사람에 대해 험담을 하지만 일방적인 험담은 하지 않는다. 고수가 험담을 할 경우는 스스로 험담할 사람에 대해 확실한 경험이 뒷받침 되었을 때에 한한다. 따라서 고수가 험담하는 어떤 사람의 상태는 그다지 좋지 않다고 믿어도 된다.
고수가 늘어놓는 험담은 사람들 사이에 퍼져나가지 않는다. 또한 험담의 대상자에게도 특별한 위해가 가해지지 않는다. 고수는 지존과 고수에게만 험담하기 때문이다. 이런 고수도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3. 평민: 평민은 상대를 가려가면서 험담을 하고자 하는 정신세계는 가지고 있지만 구분을 못하기 때문에 문제를 일으킨다. 평민은 일단 지존과 만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한 계급이다. 가끔 고수를 만날 기회가 있기도 하지만 주로 평민이나 천민과 자주 접하는 부류이다. 평민은 자신이 경험한 사실에 근거하거나 다른 평민, 혹은 천민에게 들은 사실에 근거하여 험담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양쪽의 의견을 모두 들어보려는 태도를 취하기도 하지만 많은 사람이 험담할 경우에는 정확한 판단의 근거를 상실한다. 사람들은 대체로 이 부류에 속한다.
4. 천민
천민은 험담에 있어서 결코 상대를 가리지 못한다. 사람을 만나면 바로 어떤 사람이든 험담을 해야만 소화가 잘된다. 정신세계는 피폐하고 많은 컴플렉스로 중무장되어 있다. 천민은 어떤 사람에 대해 경험한 사실은 일단 크게 부풀려 험담한다. 입에서는 침이 튀고 눈에는 핏발이 서기 대문에 천민에게 험담을 당하는 어떤 사람은 인간이 아닌 수준으로 떨어진다.
천민은 아예 듣지 않았던 사실을 가지고도 험담할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안타까운 사실은 소수지만 이들은 일당 백의 파급효과를 미친다.
한인사회에 발을 들여놓지 않으려는 한인들이 많다. 구설수에 휘말리거나 조금만 실수해도 거침없이 뒤에서 험담이 들려오기 때문이다. 한인사회가 인구는 늘었다 해도 아직은 옆집 한인의 집에 숫가락에 관심을 갖는 수준이다. 말이 뉴욕에서 살지, 많은 한인들은 결국 주류사회에 발들여놓지 못하고…한인사회 변두리를 맴돌다가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이다. 같은 한인끼리 험담보다는 감싸고 여유와 이해심이 아쉽다. 남에 대한 얘기를 들어도 이왕이면 험담에 관한 한…천민이나 평민보다는 고수나 지존이 되도록 수준을 높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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