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억울한 옥살이를 한 후 지난 주 감옥에서 나온 이한탁씨만큼 힘든 나날을 보낸 사람이 있을까. 만일 있다면 그 배우자일 것이다. 딸을 화재로 잃고, 남편은 살인범으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그 정신적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더구나 본인은 암에 걸려 오랜동안 투쟁을 해야 했고, 암수술을 받아 몸을 가누기도 힘든 상태다.
그런 상황에서 남편 이한탁씨를 만난 부인 이씨의 언행은 놀랄만하다.
“작년에 암수술을 받아 회복중이지만…그래도 가족이 굶으면 함께 굶고, 먹으면 같이 먹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남편을 책임질 사람은 저이기 때문에 하루빨리 뉴저지로 옮기는게 순리입니다” 본인의 몸도 가누기 힘든 상황인데…남편과 하루라도 빨리 함께 살면서, 하루라도 빨리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다음 말이 더욱 감동적이다. “동포들의 마음은 감사하지만 부양할 가족들이 있는 상황에서 소중한 성금을 모을 필요가 없습니다. 가족들이 뒷바라지 잘하고, 함께 도우면서 살겠습니다”.
이한탁씨가 부인의 말을 이었다. “이미 동포들에게 빚을 졌습니다. 모금은 내 양심이 허락치 않는 일입니다”
이한탁씨 부부의 말과 행동은 감동 그 자체다.
25년간 이 부부가 당했던 고통과 억울함… 위로와 사랑과 관심을 한꺼번에 받아도 모자랄텐데…오히려 한인사회에 빚을 많이 졌다고 한다. 부창부수(夫唱婦隨)라지만 이런 부부가 또 있을까!
이들은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최악의 불행과 맞닥뜨려 그 불운한 운명을 이겨낸 부부다. 인간승리요, 위대한 부부애다. 원한이나 증오심마저 감사함으로 바꾸고, 운명을 초월한 달관자의 경지에서 삶을 희망과 사랑으로 이겨낸 듯하다. 이 부부에서 아우라(광채)가 품어져 나온다.
이란 책이 있다. 지금 내 삶에 꾸려져 있는 것들을 되돌아보고, 우선 순위를 정하고, 바람직한 삶을 사는 것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특히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하며, 삶의 목적을 위해 각자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준다.
삶의 진정한 성공은 남에게 유익한 씨앗을 뿌리는 것이라고 한다.
며칠 전 한 1.5세 변호사가 만든 장학재단의 장학금 수여식에 참석한 일이 있다. 이 변호사는 어렸을 적 장학금을 받은 일 때문에 더 용기를 내어 공부를 열심히 했고, 사회에 나와 변호사의 길을 걸어가게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작년에 걸려온 한인노인의 전화 한통으로 장학재단을 세울 결심을 했다고 한다. “이제 보람있는 일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권유 전화로 이 변호사는 장학재단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장학금 선정기준 중 50%는 라는 주제의 에세이다. 매년 한인학생 100여명이 이로 인해 모국을 생각하고, 모국의 동녁땅 독도에 관한 자료를 수집, 에세이를 쓴다. 그리고 이 중 8명이 총 2만 4천불의 장학금을 받는다. 이들은 나중에 한인사회와 미국의 일꾼이 될 것이다. 한인노인의 말 한마디로 좋은 씨앗이 뿌려져 열매를 맺게 만들었다.
내가 말하는 한마디, 나의 행동 하나로 우리는 남에게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매일 씨를 뿌리는 마음으로 살아간다면 그 삶은 성공 그 자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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