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을 기피하려고 다른 나라에 난민 신청하는 한국의 20대들이 생겨나고 있다. 난민 범위를 폭넓게 인정해 주는 유럽과 캐나다에 이런 사람들이 몰린다. 현재 캐나다에 머물며 난민 신청을 한 상태라고 밝힌 A(23)씨는 메신저를 이용한 인터뷰에서 \"군대에 너무 가기 싫다\"며 \"어차피 탈조선(이민)을 꿈꿔왔는데 군대에 갈 필요는 없지 않으냐. 난민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군대도 안 가고 여기에 합법적으로 눌러살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A씨는 \"부모님에게서 돈을 받아 캐나다행 항공권과 머물 곳을 구했다\"고 했다. 캐나다 입국 심사 때 난민 신청을 했다는 그는 이민국 직원에게 한국 군대를 설명하며 \"한국에선 1년에 100~150명이 군대에서 사망하고 이 중 절반 이상이 자살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과거 한국 국민이 난민으로 인정된 사례는 적지 않다. UN 난민기구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국민이 다른 나라 난민이 된 경우는 모두 330명이다. 2014년부터 3년간 이 숫자는 85명으로, 이 중 69명이 유럽 국가의 난민이 됐다. 미국과 캐나다가 각각 6명과 4명이었다. 이들 개개인이 어떤 이유로 난민 신청을 했는지는 알 수 없다. UN 난민기구 분류에 따르면 이들의 난민 신청 이유는 모두 \'한국 정부\'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20대 남성들 난민이 화제가 된 건 지난 2013년 병역을 피하려고 프랑스에 난민 신청을 해 난민 자격을 얻은 이예다(26)씨 사례 영향이 컸다. 과거 성소수자나 정치적 이유로 난민 신청이 받아들여진 적은 있지만 군대를 가지 않겠다는 이유로 난민 신청을 했다고 밝힌 사람은 이씨가 처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