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벤처창업진흥유공 시상식’에서 청년기업가 부문 대통령상을 받은 송성근 아이엘사이언스 대표(33)는 고등학교 시절 부모의 집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공영주차장에 있는 컨테이너 박스에서 살아야 했다. 가난한 환경이 너무나 싫었던 송 대표는 이때부터 장래 희망은 사업가로 정했다. 군대에서 제대하고 대학에 복학한 2008년, 그는 지인에게 빌린 500만 원으로 ‘태양광 가로등’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군 복무를 하며 창업을 연구했다. 온갖 서적을 탐독하며 인류의 위기를 해결하는 곳에 사업 아이템이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가 추려낸 키워드는 △탄소 배출 △지구온난화 △재생에너지였다. 복학한 뒤엔 전자공학 전공을 살려 ‘태양광 가로등’ 사업에 뛰어들었다. 무일푼이었던 그에게 학교는 창업보육센터에 사무실을 내줬다.
사업 초기자금으로 빌린 500만 원으로 건축박람회 부스를 빌리는 데 200만 원을 썼고, 고객에게 전할 카탈로그와 샘플을 제작하고 나니 돈이 떨어졌다. 그러나 파리만 날리던 부스에 손님들이 찾아왔다. 전원주택을 지으면서 가로등을 세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주 고객이었다.
창업한 지 1년 만인 2009년의 매출은 3억 원이었다. 첫 시도치고 나쁘지 않은 성과였다. 그는 좀 더 욕심을 내 발광다이오드(LED)용 렌즈에 뛰어들었다. 태양광 가로등은 시장이 한정돼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14억 원에 이르는 부도를 맞았다. 계약을 맺은 업체들에 대금도 제대로 지불하지 못할 상황이었다.
송 대표는 눈앞이 캄캄했지만 우선 대금부터 전부 상환했다. 사채도 끌어 쓰고, 지인들에게도 돈을 빌리며 가까스로 위기를 막았다. 몸과 마음은 지쳤지만 업계에서 “젊은 사장이 아주 의리 있다”는 평판을 얻을 수 있었다. 그렇게 1년의 시간을 보내고 나니 여기저기서 주문이 들어왔다. 플라스틱, 유리 등 렌즈의 단점을 극복한 실리콘 소재의 렌즈가 개발되고 난 뒤엔 사업이 안정 궤도에 올랐다.
그의 모교인 가천대 지하에서 1인 기업으로 시작한 이 회사는 이제 임직원 60여 명을 둔 알짜배기 회사로 성장했다. 2016년 매출 85억 원에 이어 2017년엔 매출도 2배가 됐다.
지역사회와 모교 후배들을 위해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은 총 7억5000만 원.
또 그는 경기도 성남에 단독 사옥을 보유하고 있는데 직원복지 인프라에 많은 투자를 했다. 사내카페, 와인바, 옥상정원 바베큐장, 체력단련실, 샤워실, 수면실, 안마의자 등 대기업 못지 않은 편의시설은 물론, 야근 없는 수요일, 안식월 휴가 제도 등을 마련했다.
그가 선배 청년창업인으로서 후배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은 성공을 위한 마음가짐 3가지는 간절함과 책임감 그리고 오기다. 만약 이 중 하나라도 갖추지 못했다면 창업의 길로 들어서지 않는 게 더 행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